(기앙쿠르(프랑스)=뉴스1) 권혁준 기자 = 여자 골프 대표팀의 ‘맏언니’ 양희영(35·키움증권)이 2024 파리 올림픽 첫날 한국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프랑스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서도 꿋꿋이 자신의 경기를 펼친 그는 “부담보다 오히려 즐겼다”며 웃었다.
양희영은 8일(한국시간) 프랑스 기앙쿠르의 르 골프 내셔널(파72)에서 열린 대회 여자 골프 첫날 이븐파 72타를 기록, 공동 13위로 출발했다.
이날 양희영은 셀린 부티에(프랑스), 릴리아 부(미국)와 함께 경기했다.
특히 7언더파로 단독 선두에 나선 부티에가 샷 하나, 퍼트 하나를 할 때마다 홈 팬들의 열띤 응원이 이어졌기에 다른 선수는 부담을 느낄 만도 했다.
하지만 양희영은 개의치 않았다. 전반 9개 홀에서 다소 주춤했지만, 후반 들어 살아나면서 이븐파로 맞춰놓는 데 성공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양희영은 “셀린(부티에)과 함께 치면서 ‘여자 골프도 이 정도의 갤러리를 불러올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면서 “일방적인 응원은 전혀 부담되지 않았고 오히려 즐기면서 재미있게 했다”고 했다.
그는 “전반 9개 홀을 마친 뒤 3오버파라는 스코어를 보면서 정신 차리고 집중했다”면서 “그럼에도 하루 종일 퍼터가 좋지 않았던 점은 아쉽다”고 했다.
양희영은 2016 리우 올림픽 이후 8년 만에 생애 두 번째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올림픽 출전권 확정 직전 극적으로 ‘막차’를 탔기에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기회다.
양희영은 “국가대표로 나온 대회이다 보니 생각보다 많이 긴장됐다”면서 “8년 전에도 그랬는데, 그만큼 국가대표는 영광스러우면서도 무거운 자리다. 자주 접할 기회도 없다 보니 익숙한 느낌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양희영은 리우 올림픽에선 3위와 한 타 차 4위로 아쉽게 메달을 놓친 기억이 있다. 그렇기에 메달에 대한 갈증이 크지만, 욕심을 내지는 않겠다고 했다.
그는 “골프라는 스포츠는 내가 하고 싶다고 되는 게 아니다”라며 “욕심을 낼수록 더 멀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일단은 메달 생각은 내려놓고 남은 경기에 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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