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대한배드민턴협회가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후 강한 불만을 제기한 안세영(삼성생명)의 발언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7일 오후 장문의 보도자료를 통해 협회는 △ 논란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파리 현지에서의 기자회견 불참 지시를 내린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 대회 참가 불참에 따른 벌금 때문에 올림픽을 앞두고 억지로 국제대회에 출전시킨 적 없다 등 안세영의 인터뷰를 통해 논란이 된 부분에 대해 해명했다.
안세영의 무릎 부상을 방치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올림픽 참가 12명 선수 중 안세영에게는 전담 트레이너를 지원해 부상 관리와 회복을 도왔다”며 오히려 더 배려했다고 주장했다.
◇ 벌금 아까워 무리한 국제대회 참가 지시?
협회는 “세계배드민턴연맹에서 선수의 부상에 적절한 진단서(의사가 해외여행을 금지하는 내용의 진단서)를 세계연맹으로 제출하면 승인 후 벌금 및 제제를 면제하는 규정이 있다””며 “벌금 규정 때문에 부상 입은 선수를 무리하게 국제대회 출전시킨 사례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안세영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는 입장이다.
협회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의 부상 이후 2023 덴마크, 프랑스오픈에 불참하는 과정에서 구비서류를 제출해 세계배드민턴연맹으로부터 어떠한 벌금과 제재를 받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 선수 부상을 안일하게 여기는 대표팀?
협회는 안세영이 금메달 획득 직후 “내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는데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에게 많이 실망했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킨 것에 대해서도 아니라고 밝혔다. 이에 대한 해명을 위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안세영이 무릎 부상을 당한 뒤 귀국 후 치료 과정에 대해 상세하게 알렸다.
협회에 따르면 안세영은 지난해 10월 입국 후 병원에서 2차례 MRI 촬영을 했다. 병원에서는 2주간 절대적인 휴식과 안정이 필요하고 재활까지 4주가 걸릴 것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그리고 안세영은 오른쪽 무릎 슬개건염 부분적 파열 및 슬개건 자체의 심한 붓기로 인해 무릎 조직 재생 주사치료를 받았다.
협회는 “병원에서 11월 대회 출전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안세영 선수 자신의 요청으로 소속팀(삼성생명)에서 재활 훈련을 진행했다. 그렇게 5주 재활 후 본인 의지로 첫 복귀 국제대회인 일본 마스터즈대회(최종성적 3위)와 중국 마스터즈대회(최종성적 16강)에 참가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대회 출전은 강요가 아니라 선수의 선택이라는 뜻이다.
나아가 협회는 “파리 올림픽에 참가하는 배드민턴 대표팀 12명의 선수 중 안세영에게만 올 2월부터 전담트레이너를 붙여 부상의 관리와 회복을 도왔다”고 강조했다.
안세영이 파리에 도착한 뒤 훈련을 하다 발목 부상을 당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입장을 표명했다.
배드민턴협회는 대한체육회와 협의 하에 안세영이 지명한 한의사를 서울에서 섭외했으며 1100만원 이상의 경비를 소요해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안세영의 부상이 노출될 것을 우려해 철저한 보안을 유지한 채 신속하게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협회는 “안세영 선수가 이야기한 병원에서의 오진에 관련된 사항은 병원과 진료 및 치료기록 등을 소상히 파악해 어떠한 부분에서 오진으로 고통을 받았는지 확인할 것”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협회에서 철저하게 관리 하겠다”고 했다.
◇ 안세영 전담 트레이너의 현장 동행 막았나?
안세영을 전담했던 한수정 트레이너가 정작 중요한 올림픽에 합류하지 못해 선수가 실망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협회는 반박했다.
협회는 “원래 계약기간이 2024년 6월 30이었다. 그러나 올림픽 종료 시까지는 선수에 대한 트레이너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오히려 계약 연장을 제안했다”고 한 뒤 “하지만 트레이너가 파리행을 거절해 선수단이 사전훈련캠프 출발일인 7월 12일까지만 계약을 연장하고 계약을 종료했다”고 설명했다.
◇ 단식이 아닌 복식 위주의 시스템?
“이제껏 우리 대표팀 운영은 국제대회 성적이 상대적으로 좋은 복식 위주였다. 경기력 관리를 위해 개인 트레이너를 쓰고 싶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안세영 인터뷰 중).”
협회는 “안세영의 이 발언에 대한 진위 여부는 대표팀 귀국 후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훈련 방식 및 체력운동 프로그램 방식을 면밀하게 조사해 공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안세영의 ‘개인 트레이너를 쓰고 싶다’는 의견은 협회로는 공식적으로 전달된 바가 없으며 이에 대한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 “대표팀 나간다고 올림픽 못 뛰는 건 야박하지 않나” 발언은?
협회는 “국가대표 선발 규정에서는 은퇴한 국가대표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 허용 규정으로 ‘국가대표 활동기간을 횟수로 5년 이상인 선수를 대상으로 한다. 그 연령은 여자 만 27세, 남자 만 28세 이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관련 규정이 무시될 시 국가대표 선수들의 국가대표팀 이탈에 대한 우려가 상당히 있으며 그럴 경우 협회의 국가대표 운영에 있어 상당한 고민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IOC 헌장에 의거해 올림픽 참가선수의 최종 결정 권한은 대한올림픽위원회에 있으며 협회의 임의적인 결정으로 선수에게 참가 권한을 부여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나아가 협회는 “단식 선수에게 복식경기에 뛰도록 종용한 사례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부정하면서 “안세영의 대표팀 결별 관련 발언과 관련해 협회는 한국 스포츠의 중요한 선수가 국가대표팀을 떠나게 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안세영과 심도 있는 면담을 통해 구체적이고 소상하게 선수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문제점을 파악하고 협회가 선수를 보호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협회는 안세영의 코라이하우스 불참 건과 관련해서도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기다려’라거나 기자회견에 불참하도록 의사를 전달하거나 지시를 한 바가 없다”고 전했다.
한편 협회는 보도자료와 함께 국가대표 지도자들의 확인서까지 첨부했다.
대표팀 스태프는 “이번 안세영의 인터뷰와 관련해 좋은 성적을 내고도 심려를 끼쳐 드려서 송구스럽다”며 “확인서를 쓰게 된 것은 국민 여러분께 사실만을 알려드리기 위함”이라고 했다.
이어 “혹여나 선수들이 불편함을 느낀 것이 있다면 사죄드리며 올림픽을 위한 준비과정이었을 뿐 어떠한 사적 감정이나 의도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배드민턴 스태프는 “앞으로도 협회를 포함한 누구와도 공방을 지양하고 서로를 위한 접점을 찾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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