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슈가(본명 민윤기)가 술을 먹고 전동 스쿠터를 운전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가운데, 개인형 이동장치(PM)에 대한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7일 취재를 종합하면 슈가의 음주 운전 소식에 “공익 근무 기간 이런 일을 저질러 실망이 크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동 스쿠터를 비롯한 PM 관련 사고에 대한 경각심 또한 높아지는 분위기다.
한 누리꾼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안장이 있는 전동 스쿠터라는데 설령 킥보드 종류라고 해도 사람이 죽을 수 있는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음주 운전에 대해 쓴 소리를 냈다.
앞서 서울 용산경찰서는 슈가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 운전)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전날 오후 11시 15분쯤 ‘음주로 의심되는 차량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대로 출동한 경찰은 전동 스쿠터를 타다 혼자 넘어진 슈가를 발견했다. 당시 슈가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0.08% 이상)이었다.
슈가가 탑승한 전동 스쿠터는 안장이 장착된 형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개인형 이동장치’란 도로교통법 제2조 제19의 2호에 따르면 ‘원동기장치자전거 중 최고속도 시속 25㎞ 미만, 차체 중량이 30㎏ 미만인 것’으로 전동킥보드, 전동이륜평행차, 전동기의 동력만으로 움직일 수 있는 자전거를 일컫는다.
한국교통안전공단(TS)에 따르면 PM 교통사고 건수는 지난 2019년 총 447건에서 2023년 2389건으로 5.3배 늘었다. 같은 기간 사망·부상을 포함한 사상자 수도 481명에서 2646명으로 5.5배 늘었다. 사망자도 8명에서 24명으로 4년 만에 3배 증가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PM 관련 단속은 쉽지 않다. 최근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나 공유 전동 킥보드 등을 난폭하게 몰며 보행자들을 위협하는 이른바 ‘따폭연'(따릉이 폭주 연맹)이 지난 4일 오후 6시 폭주 행위 모임을 예고하고 실제로 시행에 옮겼지만, 경찰의 단속을 피해갔다.
특히 자동차나 오토바이에 의한 음주 운전 사고는 형사처벌 대상에 해당하지만 개인형 이동장치는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BTS 슈가의 사례와 같이 PM을 음주 운전을 할 경우 10만 원의 범칙금이 부과되고, 혈중알코올농도 수치에 따라 면허정지 또는 취소 처분을 받는다.
정경일 법무법인 엘앤엘 변호사(교통사고 전문)는 “개인형 이동장치는 보통 쉽게 탈 수 있다는 인식이 있어서 안일하게 생각하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PM 대여업에 대한 관리 감독 강화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실제로 현재 PM 대여업의 경우 등록제가 아닌 신고제로 운영되고 있다. 당국의 관리 감독을 강화하는 법안이 여러 번 국회에서 발의된 바 있지만 폐기됐다.
교통전문 변호사인 최충만 변호사는 “관리 감독을 강화할 수 있는 법안이 폐기된 이유는 자칫하면 규제 강화로 인해 공유경제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며 “그럼에도 PM으로 인한 사고는 위험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규제가 필요하며, 처벌 수위 또한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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