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월별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6년 9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국제수지(잠정)’를 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122억6000만 달러(약 16조8600억 원) 흑자였다.
이는 지난 2017년 9월(123억4000만 달러) 이후 6년 9개월 만에 최대 규모의 흑자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1~6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377억3000만 달러로 커졌다. 이는 작년 같은 달 11억5000만 달러에서 대폭 개선된 결과다.
이는 당초 한은의 전망치를 웃도는 수치이기도 하다. 한은은 지난 5월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상반기 279억 달러, 하반기 321억 달러를 기록하며 하반기로 갈수록 더 나아질 것으로 봤다.
6월 경상수지 세부 항목을 보면 상품수지가 114억7000만 달러 흑자, 본원소득수지는 26억9000만 달러 흑자였다. 대신 서비스수지는 16억2000만 달러 적자였다.
수출 실적 개선에 따라 상품수지 흑자 폭도 전월(87억5000만 달러)보다 커졌다. 6월 수출 실적은 588억2000만 달러, 수입은 473억5000만 달러였다.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8.7% 증가한 반면 수입은 5.7% 감소했다.
이에 올 상반기 누적 수출은 3416억1000만 달러, 수입은 2973억3000만 달러였다. 그 결과 상반기 상품수지는 442억7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수출 실적 개선을 이끈 것은 역시 반도체였다. 6월 반도체 수출액은 136억2000만 달러로 부진했던 작년 6월 대비 50.4% 급증했다. 정보통신기기 수출액도 26.0% 증가한 33억7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모든 전기‧전자제품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32.8% 늘어난 208억9000만 달러가 됐다.
반면 철강제품(-18.0%), 선박(-42.1%), 자동차부품(-12.0%) 수출 실적은 작년보다 줄어들었다.
대 동남아 수출액이 163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27.9% 늘어났다. 대 미국 수출은 110억2000만 달러로 14.8% 증가했고 대 중국 수출은 106억9000만 달러로 1.8% 증가했다.
수입 세부 내역을 보면 원자재 가격 인하에 따라 총 원자재 수입액이 239억5000만 달러로 작년보다 6.6% 줄어들었다. 석탄(-25.9%), 화공품(-20.6%), 철강재(-18.9%) 수입액 감소 폭이 컸다.
반면 원유(8.2%), 석유제품(17.5%) 수입액은 늘어났다.
곡물 수입액은 20.3% 감소했다. 반도체제조장비 수입액도 24.1% 줄어들었다.
서비스수지 적자를 이끈 건 역시 9억 달러 적자를 기록한 여행 부문이었다. 가공서비스(-6억 달러), 지식재산권사용료(-4억6000만 달러)에서도 적자를 봤다.
외국인 분기 배당이 사라지면서 본원소득수지 흑자 폭은 5월(17억6000만 달러)보다 확대했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6월 122억4000만 달러 증가했다. 이는 이는 2020년 10월(187억5000만 달러) 이후 3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내국인의 해외 직접투자가 48억9000만 달러 증가한 반면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3억7000만 달러 감소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66억3000만 달러 증가한 반면,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채권을 중심으로 23억9000만 달러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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