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김현일 기자] 대한항공으로부터 유럽 노선을 이관받으며 사세 불리기에 열중하고 있는 티웨이항공이 그에 반비례하는 서비스 품질로 뭇매를 맞고 있다. 예전부터 타사 대비 항공편 지연을 비롯한 사건·사고가 잦은 것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악명이 높았던 만큼, 빠른 개선과 반성 없이는 유럽 노선 취항이 위태롭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12시 5분 광주공항에서 출발해 제주공항으로 향하려던 티웨이항공 TW903편은 기체 꼬리 부분 결함으로 이륙하지 못했다.
대체 항공편은 당일 오후 3시에 투입돼 4시 16분경 이륙했으나 승객 180여명이 공항 대합실에서 장기간 대기하며 불편을 겪어야만 했다. 뿐만 아니라 TW903편 지연으로 오후 4시 반 경 출발 예정이었던 TW907편의 운항 시간도 2시간 25분가량 지연되며 추가적인 운항 차질 및 승객 불편을 야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외에도 티웨이항공은 이미 지난 7월에만 5건의 항공편 지연은 물론, 비행기 바꿔치기, 조기 출발 등 다양한 사건 및 사고로 물의를 빚고 있다. 티웨이항공의 지난 1분기 국제선 지연율은 34.8%로 국적 항공사 평균치인 22.5%를 크게 웃돌고 있다. 이는 2023년 1분기 21.9% 대비 높을뿐더러 2023년 2분기(13.6%)를 기점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 중이기도 하다.
지난 30일 삿포로~인천행의 경우 대형항공기에서 소형항공기로 항공기 교체가 이뤄진 것도 모자라 무려 1시간 30분을 조기 출발하기도 했다. 심지어 티웨이항공은 기존의 항공편은 그대로 운항한 것도 모자라 이를 뒤늦게 발견한 승객이 항의하자 ‘항공편 변경은 자연스러운 일인 만큼 보상이 불가능하다’라고 통보하며 논란에 불을 붙였다.
티웨이항공 측에서는 항공기 안전 점검에 의해 운항 지연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승객에의 보상금 지급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체를 바꿔치기한 것 아니냐는 추측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결항될 경우보다 지연되는 편이 보상액이 적은 만큼, 결항으로 인한 보상금 지급을 막기 위해 억지로 타 항공편을 끌어다 쓰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항공 스케줄 재편을 비롯해 충분한 항공기 및 정비 인력·부품 등 자재 확보, 안전성 제고를 기반으로 한 소비자 신뢰 회복이 우선돼야 한다고 제언한다.
최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준비로 중복된 유럽 노선을 이관받으며 중·장거리 노선을 오가는 중견 항공사로 도약을 앞둔 만큼, 빠른 시일 내에 큰 폭의 체질 개선을 이뤄내지 않고는 돌아선 민심을 붙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단거리 노선에서도 다수의 사건·사고들이 발생하는 데, 어떻게 장거리 노선을 믿고 탈 수 있겠냐는 것이다.
실제로 인터넷 커뮤니티 등지에서는 “최근 유럽 간다고 홍보하는데, 그냥 몇 푼 더 주고 메이저 항공사 타는 게 나을 듯”, “티웨이, 공격적으로 노선 확장하고 사세 늘리면서 서비스 품질은 폭락했다”, “영업을 이런 식으로 하는데 국토교통부가 가만히 놔두는 게 코미디”라는 등의 비판이 주를 이루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를 의식한 티웨이 역시 지난 7월 초 안전 부문에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바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안전투자공시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올해 항공기 교체·구입·임차·정비·수리·개조, 직원 교육훈련, 항공안전관리시스템 구축·유지관리 등에 총 5769억8900만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의 투자 금액인 2502억원 대비 2.3배(3257억7000만원) 증가한 수준이다. 오는 2025년에는 이보다 소폭 증가한 6011억300만원 투자를 목표하고 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최근의 상황에 대해 “(안 좋은 여론에 대해) 잘 알고 있다”라며 “안전 점검으로 불가피하게 지연된 것에 대해 굉장히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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