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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들이 앞다퉈 배에 달려고 하는 ‘돛’의 정체 [Biz-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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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들이 앞다퉈 배에 달려고 하는 '돛'의 정체 [Biz-플러스]
일본 선사 MOL이 개발한 윈드 챌린저 조감도. 사젠제공=MOL

범선(帆船)은 선체 위에 세운 돛에 바람을 태워 움직이는 배다. 하지만 최근에는 범선도 아닌데 돛을 단 배들이 등장하고 있다. 조선업계가 탄소저감을 위해 풍력을 활용하는 다양한 보조 장치를 개발하면서다. 돛과 유사한 형태의 ‘윙 세일’, 원기둥 형태의 ‘로터 세일’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한화오션(042660)은 6일 일본 선사 MOL(미츠이O.S.K라인즈)과 풍력보조 추진시스템인 ‘윈드 챌린저’ 탑재를 위한 LNG 운반선 설계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윈드 챌린저는 윙 세일의 일종으로 바람을 이용해 배의 추진을 돕는다. 자연 추진력을 이용하기 때문에 기존 엔진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약 10% 안팎으로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과 MOL가 공동 개발하는 윈드 챌린저 시스템은 최근 일본해사협회(클래스NK)로부터 개념승인(AIP)도 받았다. 개념승인은 조선해양 및 산업플랜트 분야에서 아직 제작된 적이 없는 새로운 기술이나 설계를 분석 평가해 개발 대상의 안전성과 성능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단계다. 양사는 상용화를 위해 MOL이 윈드 챌린저 설계를, 한화오션이 배에 장착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의장 설계를 맡아 후속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조선사들이 앞다퉈 배에 달려고 하는 '돛'의 정체 [Biz-플러스]

한화오션은 MOL이 수주를 맡긴 17만4000㎥급 멤브레인 LNG 운반선에 윈드 챌린저를 장착할 예정이다. 돛은 높이 49m, 너비 15m에 달하는 두 개의 유리섬유 강화플라스틱으로 구성될 것으로 전해졌다.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은 나일론섬유와 열경화성수지를 결합한 물질로 가볍고 내구성이 강하면서도 녹이 슬지 않는 장점이 있다. 돛에는 펴고 접는 기능도 탑재된다. 센서를 통해 바람의 속도와 방향을 감지해 돛이 자동으로 확장∙축소∙회전한다. 선박은 현재 상세설계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이르면 2027년 건조가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MOL은 이미 2022년에 인도된 10만DWT급 석탄운반선 ‘쇼후마루호’에 윈드 챌린저를 장착해 운영을 시작했다. MOL은 “윈드챌린저로 운항할 때 최대 17%의 연료를 절감하는 효과가 확인됐다”며 “윈드챌린저 1개당 연간 7~16%가량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MOL은 윈드챌린저 설치 선박을 2030년까지 25척, 2035년까지 80척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조선사들이 앞다퉈 배에 달려고 하는 '돛'의 정체 [Biz-플러스]
한화오션이 개발 중인 로터 세일 시스템의 실증 시제품. 사진제공=한화오션

국내 조선사들도 윙 세일이나 로터 세일 등 방식을 통해 바람을 추진력으로 이용하는 방안을 개발하고 있다. 이같은 풍력보조 시스템은 연료 사용량을 10~51% 줄여 상당한 탄소 저감 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미포(010620)는 지난해 프랑스 선사 제피르&보레로부터 수주한 1300TEU급 컨테이너선 5척에 윙 세일 추진 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HD현대중공업(329180)은 윙 세일 시스템을 개발해 노르웨이선급(DVN)으로부터 AIP를 획득했고 2020에는 한국선급(KR)으로부터 독자개발한 로터 세일 기술에 대한 AIP도 받은 상황이다. 로터 세일은 선박에 세워진 원기둥 주변의 회전 풍력을 동력으로 전환하는 보조 추진 장치다. 한화오션 또한 2019년 로터 세일 개발에 착수해 DVN로부터 AIP를 받았고 선박 시제품까지 제작했다. 한화오션은 세계 최초의 로터 세일 실증센터을 2026년 완공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메탄올, 암모니아, 수소 등을 연료로 활용하는 기술이 개발되는 한편, 풍력을 보조동력으로 쓰는 방안 또한 상용화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사들이 앞다퉈 배에 달려고 하는 '돛'의 정체 [Biz-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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