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유현희 기자] 농심 신동원 회장이 아버지의 숙원을 이뤘다.
라면시장 부동의 1위인 농심은 유독 계절면 시장에서는 맥을 추지 못했다. 故 신춘호 회장이 전국의 냉면맛집을 직접 방문해 벤치마킹한 끝에 탄생한 둥지냉면도 계절면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는 역부족이었다.
계절면 시장 최강자인 팔도 ‘비빔면’이 수십년째 과점해 온 탓이다. 계절면 시장은 1강 다약 체제가 굳어진 양상이었다. 지난해 팔도 비빔면이 기록한 점유율은 53%다. 급기야 올해는 삼양식품이 계절면 경쟁에서 발을 빼기에 이르렀다. 경쟁사들은 쫄면, 냉면, 비빔면 등 다양한 계절면을 해마다 출시했지만 2년 전까지만 해도 점유율 20%을 넘어서는 브랜드는 없었다.
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 배홍동이 계절면 시장에서 의미있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계절면시장 극성수기가 시작되기 직전인 5월까지 배홍동은 누적 판매액 190억원을 기록하며 올해 400억원 고지가 임박했다는 분석이다.
업계가 추산하는 올해 계절면 시장규모는 1800억원이다. 단순 계산만으로 농심이 400억원 고지를 밟으면 22%의 점유율을 기록하는 셈이다.
농심 배홍동은 지난해 1685억원 규모의 계절면 시장에서 33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20%에 근접한 점유율을 기록했다. 올해는 출시 4년차만에 20%대로 점유율을 끌어올릴 분위기다.
배홍동은 신동원 회장이 부회장 시절 출시한 제품이다. 당시 신춘호 회장을 대신해 경영일선을 진두지휘했던 그가 회장 취임 전 야심차게 내놨던 배홍동은 출시 첫해 23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농심의 계절면 간판으로 나섰다. 신춘호 회장 시절 내놨던 둥지냉면, 칼빔면을 넘어서는 성적이다.
배홍동비빔면이 시장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자 농심은 라인업을 확대했다. 배홍동 소스를 별도로 출시한데 이어 2023년 쫄면 컨셉의 ‘배홍동쫄쫄면’, 올해 ‘뜨빔면’으로 즐길 수 있는 용기면 ‘배홍동큰사발면’을 잇따라 선보였다.
라인업을 강화한 농심은 지난 5월 기준, 출시 3년여만에 배홍동 브랜드 누적 매출액 1000억원을 달성했다. 한 대형마트에서는 4~5월 비빔면 카테고리 매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신동원 회장은 계절면의 맛에 집중하는 한편 스타마케팅을 병행하며 출시 첫해부터 두각을 나타내는데 성공했다. 이전까지 농심은 ‘품질’만을 고집하며 상대적으로 유명 스타들 대신 조연급 연예인들을 모델로 내세우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계절면 절대강자에 맞서는 배홍동은 유재석이라는 걸출한 모델로 배수진을 쳤다. 배홍동 시대를 열겠다는 신 회장의 의지가 담긴 포석이다.
신 회장은 계절면 2위에 만족하지 않는다. 1년여간 시장조사와 연구개발 끝에 출시한 배홍동은 라면 명가 농심의 대표 계절면으로 1위에 도전한다.
농심 관계자는 “좋은 원재료로 만든 배홍동의 차별화된 맛과 품질이 많은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며 “올해도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배홍동비빔면, 배홍동쫄쫄면, 배홍동큰사발면 세 가지 제품의 매력을 널리 알리며 비빔면 시장 1위 달성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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