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에 수익화 의문까지…美 M7, 고점 대비 14% 하락
삼전·SK하이닉스 등 국내 관련주도 타격…변동성 예측 불가
단기간 대체 불가 기업 주목…”실적 성장 가시성 뚜렷해야”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와 함께 인공지능(AI) 거품론이 맞물리면서 글로벌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AI 수익화에 대한 의문이 커지면서 국내외 관련주가 휘청이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옥석 가리기를 본격화해야 할 시점이란 지적이 나온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0.60포인트(3.30%) 오른 2522.15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일 낙폭을 키우며 장중 2400선마저 붕괴됐던 것과 비교하면 1거래일 만에 급반등한 셈이다.
코스닥도 지난 5일 장중 670선까지 떨어지며 초약세를 보였으나, 전일 반등에 성공했다. 전일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1.59포인트(6.02%) 오른 732.87에 마감했다.
이 같은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의 급등락세는 미국발 경기 침체 공포와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부진 등 악재가 겹친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고 AI 투자에 대한 거품 우려가 겹치면서 ‘AI 거품론’이 대두되고 있다.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들을 칭하는 ‘매그니피센트7(M7)’ 내 아직 실적을 내놓지 않은 엔비디아를 제외한 6개 기업의 올 2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연간 수익 성장률은 29.9%로 내림세에 놓여있다.
지난해 4분기(56.8%)와 올 1분기(50.7%) 대비 각각 26.9%포인트, 20.8%포인트 둔화된 수준이다. 올 3분기와 4분기에는 10%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M7의 주가는 크게 요동치고 있다. 글로벌 AI 대장주인 엔비디아는 현재 고점 대비 20% 넘게 떨어졌고, 엔비디아를 포함한 M7의 주가는 고점 대비 평균적으로 14%가량 빠진 상태다. 지난 5일(현지시간)에는 M7의 시가총액이 장중 최대 1조달러(한화 약 1370조원) 증발하기도 했다.
이 여파로 국내 관련주들도 타격을 입고 있다. 지난해 챗GPT 출시 이후 불거진 AI 열풍에 힘입어 국내 반도체주들은 꾸준히 주목받았으나, 국내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지난 5일 전 거래일 대비10.30%(8200원) 내린 7만1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 6월부터 유지해온 8만원선이 무너진 동시에 금융위기 시기인 지난 2008년 10월 24일 기록한 낙폭(13.6%) 이후 최대 하락률이다.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증시를 이끄는 SK하이닉스도 지난 5일 9.87%(1만7100원) 떨어진 15만6100원에 장을 마무리했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일에는 각각 1.54%, 4.87% 올랐으나 향후 변동성이 예측 불가한 만큼 두 종목을 비롯한 국내 AI 관련주들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AI 거품론이 과도한 우려라고 반박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가 확대되는 추세인 데다가 아직 투자 성과를 판단하기 이른 시점이라는 이유에서다. 현시점보다 향후에 AI 투자의 수익화가 본격할 가능성이 높기에 오히려 AI주 옥석 가리기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게 업계 입장이다.
구체적으로는 뚜렷한 주가 상승 배경 없이 단순 AI 랠리 기대감만으로 상승한 종목은 배제하고, 핵심 기업에 집중할 기회라고 강조했다. 지금처럼 글로벌 불확실성에 의해 변동성이 커지는 국면에서는 기술적 해자가 견고하고 단기간 대체 불가능한 기업이 손실을 막는 ‘방패’ 역할을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과매도로 인한 주가 급락세가 연출됐던 만큼 회복세를 되찾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 글로벌 불확실성이 해소된 이후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견고한 기업 중심으로 반등 기회가 올 것이라는 설명이다.
심지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급격한 조정에도 AI 중심의 장기 추세는 꺾이지 않았다”며 “조정이 2~3개월간 이어질 수 있기에 펀더멘털 대비 낙폭이 과하게 벌어진 종목 중 실적 성장 가시성이 뚜렷한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의 경우, 과거 저점 형성 이후 주가가 급반등하거나 되돌아온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현재 AI 거품론과 관련된 이슈들이 기업의 펀더멘털과 큰 연관성이 없다고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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