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뉴스1) 권혁준 기자 = 한국 레슬링 사상 첫 중량급 메달이라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웠지만 세계의 벽은 높았다. 첫 올림픽을 아쉽게 마친 레슬링 대표팀 이승찬(29·강원체육회)은 침체기에 빠진 한국 레슬링이 변곡점을 맞기 위해선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승찬은 6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그레코로만형 130㎏ 이상급 패자부활전에서 아민 미르자데데(이란)에 1라운드 2분 39초 만에 0-9, 테크니컬 폴로 패했다.
전날 열린 16강에서 ‘레슬링 전설’ 미하인 로페스(쿠바)에 패한 이승찬은 패자전에서도 기회를 잡지 못하며 대회를 마쳤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이승찬은 “많이 아쉽긴 하지만, 냉정하게 이게 내 실력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묵묵히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승찬은 올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이 체급의 간판으로 군림하던 김민석(수원시청)을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주목받았다. 이어진 파리 올림픽 아시아쿼터 대회에서도 결승까지 올라 올림픽 티켓을 획득했다.
오랜 무명 시절을 딛고 올라와 성장세를 보이고 있었기에 짐짓 메달까지 노려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세계 무대는 달랐다. 처음으로 메이저대회에 나선 이승찬에게는 버겁게만 느껴졌다.
이승찬은 “어제 경기도 그렇고 오늘 경기도 나름의 경기 전략을 짜고 들어갔지만 잘되지 않았다”면서 “생각과 실전은 확실히 달랐다”고 했다.
한국 레슬링과 세계의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한때 세계 무대를 호령했던 시절도 있었던 한국 레슬링은, 이제는 아시아 무대에서도 변방으로 밀려나는 냉정한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 대해 이승찬은 “침체기에서 바뀌는 변곡점이라고 생각은 한다”면서도 “확실히 훈련하는 부분이 많이 바뀌어야 한다. 레슬링은 파트너 훈련이기 때문에 외국 선수들과 많이 부딪힐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중량급의 경우 훈련 파트너가 확실히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김)민석이형 등 많은 사람과 훈련했지만, 세계 무대 강자들과 맞붙을 때는 확실히 갭이 컸다”고 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강자들과 맞붙으며 깨달은 점이 많다는 이승찬은 “환경이 바뀌지 않는다면 개인이 노력할 수밖에 없다”라고도 했다.
그는 “지금 같아선 사비를 들여서라도 외국에 나가 부딪치며 훈련하고 싶은 생각”이라며 “솔직하게 말하면 이렇게 계속 간다고 하면 변곡점도 쉽게 오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은퇴 무대’라는 마음가짐으로 이번 올림픽을 준비했던 이승찬은, 다시 다음을 기약했다.
그는 “이런 큰 무대에서 강자와 붙은 자체로 좋은 경험이었다”면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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