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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주재한 민간 전문가들과의 비공개 회의에서 금융 당국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정리 방침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PF 부실 사업장 정리에 드라이브를 걸 경우 시공사 등 건설 업계의 충격이 예상보다 커져 주택 공급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 일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금융위원회가 개최한 금융리스크점검회의에서 PF 부채와 관련해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회의는 △가계부채 △부동산 PF △소상공인·자영업자 부채 △2금융권 건전성 문제 등 4대 리스크를 점검하는 자리로, 금융위·금융감독원·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관계자뿐 아니라 민간 금융·거시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회의에 참석한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다른 금융 리스크에 관해서는 큰 이견이 없었으나 당국이 추진 중인 부동산 PF 연착륙 방안에 대해서는 전문가 의견이 엇갈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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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전문가들은 현재 당국이 추진 중인 PF 연착륙 방안을 빠른 속도로 진행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최근 서울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기존 방침대로 신속하게 사업장 정리를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부실 사업장에 또다시 시간을 주게 될 경우 금융 비용만 불어나고 PF 문제 해결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PF 리스크를 신속하게 해소하지 못하면 부동산 개발 사업 정상화와 공급 확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대내외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사업장 정리를 강행할 경우 시장 충격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부실 사업장 정리를 강도 높게 진행하게 되면 시공사 부담이 커지게 되는데 만약 당국 예상을 뛰어넘는 시공사들이 도산하게 될 경우 장기적으로 주택 공급 기반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회의에 참석한 한 전문가는 “거시경제 여건과 시공사 상황을 살펴 업계 부담을 덜 수 있는 방향으로 유연하게 정책을 펼칠 필요도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의견 수렴이 회의의 목적이었던 만큼 특별한 입장을 나타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최근 금융 당국 내부에서도 PF 사업장 정리와 관련해 견해차가 발생하는 등 속도 조절에 대한 고심이 깊은 모습이다. 금감원은 지난달 △부실 부동산 PF 사업장 6개월 내 정리 △3개월 이상 연체된 사업장의 경·공매 처분 △경·공매 주기 1개월로 단축 등을 골자로 한 사업장 정리 지침을 금융권에 내렸다. 하지만 금융위 내부에서는 경·공매 주기를 단축시킬 경우 매수 수요가 오히려 줄어들 가능성이 있어 오히려 사업장 정리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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