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직한 개발 호재를 줄줄이 앞둔 용산 지역의 아파트가 몸값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일대 개발 이슈가 가시화되면서 인근 고가 주상복합과 재건축 등 구축 단지들의 가격도 확대되고 있다.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청화아파트는 지난달 16일 전용 178㎡ 매물이 6월에 이뤄진 거래보다 1억7000만원 오른 31억7000만원에 매매거래됐다. 4년 전만 해도 해당 단지의 같은 평형대는 18억원 수준이었는데 용산 일대가 고급 주거지로 탈바꿈하면서 집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왔다.
지난달 19일에는 해당 단지 전용면적 174㎡ 매물이 34억원에 거래되며, 1개월 전 직전 최고가보다 2000만원 상승한 금액에 손바뀜됐다. 앞서 6월에는 전용 106㎡ 매물이 약 3개월만에 1억원 오른 22억9500만원에 매매되는 등 최근 해당 단지의 평형별 신고가 거래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단지 바로 인근에서는 4만4935㎡의 유엔사 부지를 개발해 건설하는 고급 주거 오피스텔 ‘더파크사이드 서울’도 내달 오피스텔 분양에 나선다.
한남2구역 내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파크사이드는 분양가상한제 단지지만 자체 분양가가 상당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남2구역에 인접한 입지와 함께 바로 북서 방향 파크사이드 분양도 가시화됨에 따라 아직 착공 시점이 남았음에도 지난해 말부터 가격 상승에 탄력이 붙고 있다”고 말했다.
재개발 사업이 가시화된 인근 단지들을 중심으로 고가 주거단지와 구축도 신고가를 이어가며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다. 한남3구역 인근 한남동 ‘한남힐스테이트’ 전용 127㎡는 최근 24억30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 ‘신동아’ 전용 167㎡도 지난달 38억원에 거래되며 전 고점을 다시 회복한 상태다. 지난달 11일에는 보광동 ‘신동아파밀리에아파트’ 전용 84㎡ 매물이 24억7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용산 내 전통 부촌으로 꼽히는 한남·이촌동 등 단지들도 연이어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한남동 나인원한남은 전용 207㎡ 매물이 지난달 31일 100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2003년 입주한 이촌동 ‘LG한강자이’ 전용 210㎡도 지난 16일 직전 고가 대비 5000만원 오른 55억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한남동의 ‘한남더힐’ 전용 58㎡은 1억4000만원이 오른 31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용산구 내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용산 국제업무지구 재추진과 일부 단지의 재건축 안전진단 통과, 인근 준상급지 거래량 증가와 맞물린 지난해 11월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용산 아파트의 ㎡당 평균 매매가격은 약 1972만원이었지만 지난달에는 2042만원을 기록하며 약 3.6%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평균 ㎡당 매매가격 상승률(1.2%)과 비교해도 3배가량 높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용산의 경우 입지나 개발 사업 등 매매가를 이끌 요인들이 다수이고, 당분간 신규 물량이 늘어나기 어려운 구조”라며 “지역 내 아파트 가격 자체가 상대적으로 견고한 지역이어서 서울 상급지와 동일한 수준의 오름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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