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시장이 뜨거워지기 전에 선도적으로 액티브 ETF 상품을 개발하고 선보이겠다.”
민수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대표이사는 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콘퍼런스홀에서 열린 ‘KoAct(코액트)’ 출시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시장의 선두주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민 대표는 올해 ETF 운용자산을 얼마로 늘리겠다 등 구체적 수치를 담은 목표는 내놓지 않았다.
다만 한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액티브 ETF, 고객에게 가장 신뢰받는 액티브 ETF 하우스가 되겠다는 단단한 포부를 밝혔다.
민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간단한 인사말이 아닌 코액트 ETF 상품 전략과 개발, 운용 계획 등을 직접 발표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1년 전 브랜드 출시 때와 마찬가지로 코액트의 ‘A’ ‘C’ ‘T’를 뜻하는 고령화(Aging Society), 기후위기(Climate Crisis), 기술변화(Technology) 등 글로벌 혁신산업 변화에 집중한다.
민 대표는 “많은 ETF 상품이 시장이 한창 떠들썩할 때 꼭지에 나오는 경향이 있다”며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선제적으로 상품을 발굴하고 출시해 고객들이 수익을 내는 상품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9월 초 바이오헬스케어분야 혁신치료제 관련 기업들을 담은 액티브 ETF를 상장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기후분야에서는 현재 운용하는 ‘KoAct글로벌기후테크인프라액티브’에 이어 천연가스, 전력망 등 더 세분화한 친환경에너지, 기후기술분야에 투자할 수 있는 ETF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한국의 퇴직연금 자산 증가, 기업 밸류업 정책 등에도 주목하고 있다. 관련 액티브 ETF 상품 준비를 이미 시작했다.
민 대표는 “한국은 세계에서 고령화가 가장 빠른 사회 가운데 하나고 퇴직연금 투자시장이 이제 시작점에 있다”며 “이 안에서 투자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봤다.
한국 퇴직연금 적립금은 현재 400조 원에 육박하며 2030년에는 3배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회사가 아닌 개인이 적립금을 운용하는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적립금은 아직 40조~50조 원 규모에 그친다.
앞으로 DC형 시장이 커지면 퇴직연금 운용시장도 함께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민 대표는 기업 밸류업과 관련해서는 주주환원 확대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주주환원율이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인 만큼 기업들의 주주환원 확대 움직임이 생각보다 빠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민 대표는 국내 1세대 펀드매니저 출신인 만큼 최근 증시에 관한 분석도 빼놓지 않았다.
민 대표는 “투자는 세상의 변화에서 내 자산가치가 궁극적으로 떨어지지 않게 배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주가 변동성보다 세상의 흐름을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민 대표는 또 최근 증시의 급격한 상승과 미국의 금리인하, 경기둔화 지표 등을 요 며칠 사이 주식시장 변동성의 원인으로 짚으면서 “이럴 때가 오히려 내 자산을 더 좋은 주식을 재배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삼성자산운용에서 분사한 회사다. 지난해 8월 액티브 ETF 자체 브랜드 ‘코액트’로 첫 상품을 내놓은 뒤 1년 동안 액티브 ETF 6개를 상장시키면서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액티브 ETF는 특정지수를 그대로 따르는 일반 ETF와 달리 펀드매니저가 투자 종목과 비중을 적극적으로 조정하면서 운용하는 상품이다. 운용역의 운용능력에 따라 성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모회사 삼성자산운용 상품 위탁운용에서 벗어나 자체 브랜드 ‘코액트’를 내놓은 지 1년 만에 ETF 순자산이 3385억 원으로 늘었다.
국내 주식형 ETF 순자산으로 보면 업계 10위, 전체 ETF 순자산으로도 11위를 차지하고 있다.
민 대표가 취임 첫 해 코액트의 시장 안착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액티브 ETF 시장 선두 기업으로 도약은 만만치 않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상위권 종합 운용사들이 주식형 액티브 ETF 상품 출시에 적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지난해 5월 출시한 ACE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 ETF는 상품 하나만으로도 순자산이 3187억 원에 이른다.
올해 6월 상장한 ACE 엔비디아밸류체인액티브(1182억 원)을 비롯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국내외 주식형 액티브 ETF 상품을 더하면 순자산이 7126억 원까지 늘어난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최고 인기 액티브 ETF 상품은 KoAct 배당성장액티브로 순자산은 1693억 원 정도에 그친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 기존 액티브 ETF 전문 운용사와 경쟁도 만만찮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순자산이 5987억 원으로 삼성자산운용(3385억 원)과 격차를 벌이고 있다.
민 대표는 1971년생으로 이화여자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LIG손해보험(현재 KB손해보험), 인피니티투자자문 등을 거쳐 2006년 삼성자산운용에 주식운용팀 펀드매니저로 합류했다.
삼성자산운용에서 2012년 밸류주식운용 본부장에 오르며 삼성자산운용 첫 여성 본부장에 발탁됐고 2017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출범 뒤에는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밸류운용본부장 상무, 운용총괄 상무 등을 지냈다.
삼성자산운용 시절부터 국내 연기금 위탁운용펀드, 삼성중소형Focus펀드 등을 장기간 운용하며 낸 성과를 인정받아 2023년 2월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대표에 선임됐다.
민 대표는 “지금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변화가 빠른 시대에 살고 있다”며 “변화가 급격할수록 어떤 기업이 경쟁력이 있는지 알기 어려운 만큼 코액트 ETF는 운용 측면에서도 산업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따라가면서 세상의 변화를 이기는 운용사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내 주식형 액티브 ETF 시장이 2030년 3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국내 주식형 액티브 ETF 순자산은 4조1천억 원 수준이다. 전체 ETF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 남짓이지만 최근 1년 사이 순자산이 90% 넘게 증가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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