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한나연 기자]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중동·산본) 선도지구 지정을 앞두고 지역별 선도지구 추진을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분당과 일산을 중심으로 선도지구 선정을 위한 경쟁에 불이 붙는 가운데 안양 평촌신도시 재건축 추진 단지들도 ‘1호 재건축’ 타이틀을 위해 동의율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안양시는 최근 평촌신도시 정비 선도지구로 4000가구 내외(최대 6000가구)의 물량을 선정할 계획인 가운데, 지난 6월에는 선도지구 공모 지침을 발표했다.
평가 기준은 주민의 부담을 최소화하고자 별도의 정성평가 없이 정량평가만 시행한다. 상위 계획인 정비기본방침과 정비기본계획이 수립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선도지구 공모가 이뤄지면서 도시기능 활성화를 위한 개발계획, 공공기여 등 미확정된 내용을 바탕으로 평가를 진행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평촌은 대부분 단일 단지가 아닌 통합 재건축을 준비하는 가운데 대형 평형이 많은 한가람(한양·삼성·두산), 꿈마을 귀인블럭(금호·라이프·현대·한신), 꿈마을 민백블럭(우성·동아·건영 3·5단지), 목련마을(두산6, 우성7단지) 등이 중심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소형 평수로 구성된 공작(성일·럭키)도 소유주 동의를 모으고 있다.
유력 단지 중 하나인 꿈마을 귀인스마트 A-17구역(꿈마을 금호·한신·라이프·현대)은 지난달 평촌 1호 재건축 선도지구 선정을 위한 주민총회를 여는 등 적극적인 사업 의지를 보였다. 해당 단지’는 중대형 평형으로 구성된 4개 단지, 전체 1750가구 규모로 평촌에서 대지 지분이 높은 대단지로 꼽힌다.
이성우 통합추진위원장은 “치열해지는 경쟁 구도에서 주민 동의율을 높이는 게 가장 큰 변수”라며 “선도지구 주민 동의 목표를 95%로 설정했으며, 효율적인 재건축 추진을 위해 적극적인 주민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유력 단지인 꿈마을 민백블럭 A-18구역(꿈마을 우성·동아·건영3·건영5)은 선도지구 지정 사전동의율이 지난 5월 기준 86.56%(우성 81.27%, 동아 86.75%, 건영3단지 88.34%, 건영5단지 88.27% 등)로 집계됐다고 알려졌다. 민백블럭은 1376가구 규모로, 추진준비위는 설명회를 계기로 동의율을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이날 방문한 평촌 신도시에서는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단지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파트 곳곳에는 ‘성공적인 사업을 기원한다’는 내용의 여러 건설사 현수막들이 부착돼 있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평촌신도시가 위치한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의 매물은 시가 선도지구 선정 기준을 발표한 지난 5월23일 4101건에서 이날 기준 3570건으로 12.9% 줄었다. 반면 일대 매매 가격은 상승세다. 예컨대 한가람 삼성은 지난 1월 전용 84㎡가 6억72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지난 5월 동일 평형 아파트가 7억8000만원에 거래돼 반년 만에 1억원가량 상승했다.
평촌의 공인중개사 A씨는 “선도지구 선정에 따른 가격 상승 기대가 있긴 하지만 눈에 띄는 변화는 없다”고 설명했다.
각 단지가 선도지구 지정을 위한 경쟁에 뛰어드는 가운데, 주민들 사이에서도 동의율 확보에 힘을 쏟는 분위기다.
평촌 내 통합 재건축 추진 단지 한 관계자는 “대형 평형은 동의율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동의율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 선도지구 지정 여부를 가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인근 공인중개사 B씨는 “꿈마을 같은 경우가 중, 대형 평형 단지로 이뤄져 있는데 다운사이징 하면 재건축 분담금이 적게 나온다는 장점이 있다 보니 주민들도 이에 동의해서 재건축하려는 의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만난 귀인동 주민 C씨는 “(꿈마을을) 유력한 선도지구 단지로 본다”면서 “물론 동의율이 관건이지만 평촌역도 가깝고 학원가도 도보권에 있어서 입지 조건과 사업성으로 보면 최고의 단지”라고 말했다.
지난달 안양시는 ‘1기 신도시 선도 예정지구’인 동안구 일부 지역을 오는 12월 31일까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비산동·관양동·평촌동·호계동 등 일부 지역(2.11㎢)이다. 해당 지역에서 6㎡ 초과하는 주거 지역이나 15㎡를 초과하는 상업 지역 등의 토지를 거래하려면 시장의 허가를 받은 뒤 매매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이는 지난 6월 열린 국토교통부와 경기도, 안양시를 비롯한 1기 신도시 지자체의 선도지구 추진현황 점검 회의에서 투기적 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결정한 바 있다. 정부는 오는 11월 선도지구 선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선도지구 단지의 착공은 오는 2027년, 입주는 2030년이 목표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