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슬로건은 먹사니즘, 정책은 부자 감세. 겉과 속이 다른 표리부동입니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는 전날(5일) 서울 여의도 후보 사무실에서 진행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후보가 먹사니즘을 말하며 종부세 완화·금투세 유예를 주장하는 것은 이율배반”이라며 “이 후보의 정견은 윤석열 정부를 도와주는 꼴이다”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이재명 일극체제’로는 미래가 없다며 민주당의 다양성과 역동성, 민주성 복원을 중점적으로 호소해 왔다. 최근 김 후보는 민주당이 강성 친명계 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와 소수 강경 ‘개딸'(개혁의 딸)에 휘둘려선 안 된다고 쓴소리를 쏟아내기도 했다.
그는 이 후보의 팬덤 정치와 강성 지지층을 강도 높게 비판한 것에 대해선 “꼭 해야 할 얘기를 했을 뿐”이라며 “지금 국민과 당원을 위한 민주당이 아니라 이재명과 개딸을 위한 민주당으로 변질되고 있다. 소수의 목소리라도 민주당을 걱정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대신 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권리당원 투표율은 평균 30% 이하, 그중 90% 가까운 권리당원이 이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 민주당이 강경 소수 개딸에 점령당했단 제 말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며 “지금 민주당은 소수 강경 ‘개딸주권시대'”라고 평가했다.
김 후보는 이 후보의 영향력은 강해졌는데 정당 지지율이 정체된 것에 대해서는 △소수 강경 개딸과 ‘어대명’ △민생 외면 △사법리스크 대응을 꼽았다.
특히 김 후보는 사법리스크에 대해서는 “(이 후보가)억울한 공격을 받고 있는 측면이 있다. 역대 대통령 중 대선에서 맞붙은 후보를 이렇게 공격한 사례는 없었다”면서도 “하지만 현실은 재판의 리스크를 떠안을 수밖에 없다. 사법리스크는 강경 당원들이 재판부를 압박하고, 민주당이 당력을 동원해 이 후보를 지원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현재까지 전당대회를 어떻게 평가하나.
▶기대했던 것보다 (득표율이) 못 미치는 게 솔직한 평가지만, 권리당원 투표율이 낮은 것에 놀랐다. 시간이 흐를수록 ‘대표 경선에 출마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민주당의 심장인 호남에서 25%에도 못 미치는 투표율은 이 후보가 얘기하는 ‘당원 중심 국민정당’, ‘당원 주권 시대’의 부실함을 드러냈다. 당원 중심 정당이라면 최소 50%는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고 본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과반도 아닌 30% 이하의 득표율로 당 대표가 되면, 대표성에 대한 치명적 한계를 노정하는 것이다.
-“혁신회의, 하나회 연상”, “소수 강경 개딸에게 민주당이 점령” 등 비판했는데. 현재 분위기에선 꺼내기 쉽지 않을 이야기였을 듯 하다.
▶꼭 해야 할 얘기를 했을 뿐이다. 민주당은 어떤 얘기든 말할 수 있는 정당이어야 한다. 저에게 야유를 보내는 사람들도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존중한다. 그런데 지금 민주당은 국민과 당원을 위한 민주당이 아니라 이재명과 개딸을 위한 민주당으로 변질되고 있다. 오직 이재명만 있는 유일 체제가 되고 있다.
-이 후보 영향력은 강해졌는데 정당 지지율은 하락세다.
▶세 가지 이유라고 본다. 첫 번째는 소수 강경 개딸과 어대명이 국민의 마음을 민주당으로부터 돌아서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민주당이 민생에 대한 국민의 바람을 외면하고 있다. 국회에서 매일 청문회로 싸우지만, 정작 민생에는 외면하고 있다. 세 번째는 이 후보 스스로 밝힌 사법리스크에 대한 대응이다. 정치탄압의 측면과 개인의 문제라는 양 측면이 있지만 중도층의 눈에는 개인의 문제에 민주당이 동원되는 ‘방탄 정당’과 ‘방탄 국회’로 비치는 측면도 크다.
-이 후보의 사법리스크가 외연 확장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이 후보가 상당히 억울한 공격을 받는 측면이 있다. 역대 대통령 중 대선에서 맞붙은 후보를 이런 식으로 공격한 사례가 없다. 하지만 사법리스크는 강경 당원들이 재판부를 압박하고, 민주당이 당력을 동원해 이 후보를 지원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사법리스크는 법원에서 증거와 법리 공방으로 해결할 문제이지 물리력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지선과 대선 승리를 위해 차기 당 대표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이재명 당 대표, 이재명 대선후보로는 집권 가능성이 불확실하다. 정권 탈환을 위해 당 대표가 이 후보를 포함한 다양한 당내 대선 주자들이 뛰어놀 수 있는 광장을 만들어 줘야 한다. 민주당에는 이 후보 말고도 김부겸 전 총리, 김동연 경기지사, 임종석 전 비서실장, 김경수 전 지사, 박용진?이탄희 전 의원 등 대선후보군이 많다.
-민주당의 ‘탄핵 공세’는 어떻게 평가하나
▶많은 국민이 윤석열 정부의 조기 종식을 원하고 있지만 탄핵은 실현 가능성보다 극한의 정쟁만 일으키고, 역풍의 우려도 크다. 저는 현실적 대안으로 윤 대통령의 임기를 1년 단축하고 개헌을 통해 2026년 지선과 대선을 동시에 치르자고 제안했다. 윤 대통령이 결단하면 가능한 일이다.
-지난 1일 이 후보가 조국 혁신당 대표와 박찬대 당 대표 권한대행과 ‘번개회동’을 가졌다.
▶경선 중 당 대표권한 대행이 특정 후보를 위해 정치하는 모습은 적절하지 않은 행보라고 생각한다. 이건 이 후보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 아니다. 정치지도자는 항상 오만함을 경계해야 한다.
-민주당은 조국혁신당과 어떤 관계성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나
▶정권탈환을 위해서는 ‘반윤석열’ 진영이 함께 연대해야 한다. 혁신당은 민주당이 연대해야 할 소중한 자산이다. 대결 정치의 근원은 양당제에 있다고 본다. 교섭단체 기준을 10명 정도로 낮춰 다당제를 만들어야 한다.
-정치권 일각에선 김 후보가 과거 친명을 주장하며 ‘이재명 일극체제’에 일조했다는 비판도 있다.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다. 하지만 정치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그 당시 이 후보의 정치적 행보는 공공성과 민주성이 더 강했다. 그러나 대선 후 인천 계양을에 출마하고, 당권을 잡은 이 후보의 행보는 민주당의 정체성인 다양성과 민주성, 역동성을 죽이는 정치를 하고 있다. 이재명 개인을 위해 민주당을 일인 체제로 만들고, 사당화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이 후보의 종부세 완화·금투세 유예를 비판했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다. 재정이 많이 필요한 먹사니즘을 말하며 부자 감세인 종부세 완화와 금투세 유예를 주장하는 것은 이율배반이라고 생각한다. 부자 감세는 윤석열 정권의 핵심 정책이고, 이 후보의 정견은 윤석열 정부를 도와주는 꼴이다. 민주당의 정체성과 맞지 않다. 슬로건은 먹사니즘이고, 정책은 부자 감세를 지향하는 것은 겉과 속이 다른 표리부동이다.
-정치인 김두관의 최종 목표로 가는 길에 이번 당 대표 출마는 어떤 의미인가.
▶지금 ‘이재명 민주당’은 내 편, 네 편으로 진영을 가르고, 대화와 토론의 불모지로 만들고 있다. 흑백논리로 세상을 양분하는 이분법적 세계관으로는 대결 정치를 멈출 수 없다. 다양한 꽃들이 모여 아름다운 화단을 만드는 것처럼 연대와 상생의 ‘모자이크민주주의’를 만들어야 한다. 당 대표에 출마한 의미는 민생을 살리고,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해서다. 그 첩경은 민주당의 다양성과 민주성, 역동성을 살리고 정권을 탈환하는 것이다. 그 길에 하나의 징검다리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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