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5대 금융지주 2금융계열사의 희비가 엇갈렸다. 카드사와 보험사 대부분 실적 호조로 하반기 새로운 기대감에 부풀었지만, 금융지주별로 성과는 조금씩 차이를 보였다.
6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KB금융·신한·하나·우리금융·NH농협금융) 비은행 계열사들 실적은 보험과 카드의 선전, 저축은행의 부진으로 귀결된다. 그 중에서도 제법 규모가 큰 KB와 신한의 경우, 규모가 상당해 금융 그룹 전체에도 적잖은 기여를 했다.
대형보험사, 효자 노릇 ‘톡톡’
보험부문 실적은 양극화 현상이 뚜렷했다. 보험업 강세를 보이는 KB금융과 신한금융, NH농협의 경우 보험사 실적이 금융지주 순익에 큰 도움을 줬다. 반면 하나금융은 오히려 적자를 기록해 없느니만 못했다. 보험사가 없는 우리금융은 나홀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KB금융의 KB손해보험은 상반기 572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8.9%가 늘어난 것으로 반기 순이익으로는 역대 최고치다. 2분기 순익은 전년대비 3.1% 증가한 2798억원을 기록했다.
KB라이프생명의 상반기 순이익은 2023억원이다. 전년보다 8.2% 감소했는데, 미지급 보험금 산출기준 변경에 따라 일시적으로 비용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KB금융은 오랜 기간 인수합병(M&A)를 거쳐 현재의 보험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지난 2015년 LIG손해보험(KB손해보험)을 시작으로 2020년푸르덴셜생명(KB라이프생명) 등을 인수해 현재의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이에 따라 2014년 1조4000억원 수준이던 순이익은 지난해 4조6319억원으로 3배 이상 뛰었다. KB금융의 적극적인 비은행 확대 전략이 리딩 금융을 이끄는 데 주효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신한의 비은행 실적도 M&A가 명암을 갈랐다. 오렌지라이프(ING생명)을 인수, 재탄생한 신한라이프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1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하며 선전한 반면, 규모가 영세한 디지털 보험사 신한EZ손해보험은 상반기 6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022년 출범 이후 2년 연속 적자다.
하나금융도 생·손보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규모가 작아 실적 기여도가 크지 않았다. 하나생명은 올 상반기 92억원 순이익을 냈다. 같은 기간 하나손해보험은 15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장기보험 판매를 위한 IT 인프라 구축 비용이 늘었고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한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생손보사 실적을 합산하면, 약 64억원 가량 적자를 냈다.
NH농협금융의 보험 자회사도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NH농협생명은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8% 늘어난 1639억원을 기록했다. NH농협손해보험은 전년 동기 대비 14.7% 감소한 1205억원을 기록했다.
보험사가 없는 우리금융은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가 시급하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임기 첫해부터 비은행 경쟁력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다. 현재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패키지 인수를 추진중이다.
카드사, 카드론·비용절감으로 일궈낸 실적
지주계 전업카드사 4곳의 당기순이익은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4개 지주계 카드사의 총 당기순이익은 8354억원으로, 전년 동기 6644억원보다 25.7% 증가했다.
KB국민카드는 상반기 2557억원 순이익을 냈다. 전년 1929억원 대비 32.6% 증가했다. 카드(4.5%), 할부금융 및 리스(9.1%) 등 영업수익이 골고루 증가한 가운데 수수료 등 영업비용은 1.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신한카드는 상반기 3793억원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3169억원 대비 19.7%증가한 숫자다. 신용카드 영업이익과 플랫폼 기반 신규 사업 관련 이익 모두 상승하면서 긍정적인 전망세를 나타내고 있다.
하나카드는 올해 상반기 116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확보했는데, 이는 지난해 726억원보다 60.6% 증가한 수치다. 4개 카드사 중 수익성이 가장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카드 상반기 수수료 이익이 1644억원으로 전년 대비 86%가량 급증했다. 하나카드는 대손충당금 전입액을 줄이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 1771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160억원 적은 수치다.
우리카드 상반기 순이익은 83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20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2.4% 성장했지만, 4개 카드사 중 성장률은 가장 낮았다.
카드사들의 실적 개선에는 고금리 지속에 조달금리가 높아지고, 낮은 가맹점 수수료로 카드사들이 본업인 신용판매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자 판관비 및 무이자할부 축소 등 비용 효율화 노력이 먹힌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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