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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 銀’ 말년병장 조영재 “병역특례? 꽉 채워 만기전역 할 것”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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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토루(프랑스)=뉴스1) 이상철 기자 = 올림픽 은메달을 따며 병역 특례를 받게 된 ‘말년 병장’ 조영재(25?국군체육부대)가 예정된 전역 날짜인 9월 18일을 다 채우고 떳떳하게 제대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사격 최초로 속사권총 메달리스트가 된 그는 자부심을 느낀다며 웃었다.

조영재는 5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샤토루 사격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25m 속사권총 결선에서 25점을 쏴 리웨훙(32점·중국)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이로써 한국 사격 대표팀은 이번 파리 대회에서 금 3개와 은 3개를 얻어 2012 런던 대회(금 3·은 2)를 넘어 역대 최고의 성적을 냈다.

경기 후 조영재는 “은메달을 따서 정말 기쁘다. 빨리 귀국해 가족, 친척들과 함께 고기를 구워 먹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영재는 앞서 사격 대표팀 동료들이 성공적 세대교체 속 좋은 성적을 내는 걸 지켜본 뒤 가장 마지막 날 출격했다.

그는 “부담감이 있었지만 나 하나 못한다고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편하게 생각했다. 내가 해야 할 일만 집중하며 준비했다. 우선 결선 진출을 목표로 세웠는데 이렇게 메달까지 따게 됐다”고 말했다.

25m 속사권총 결선은 사대에 선 모든 선수가 끝까지 경쟁하는 게 아니다. 6명의 선수가 먼저 15발씩을 쏜 뒤 5발을 추가로 사격할 때마다 한 명씩 탈락하는 엘리미네이션 방식으로 진행한다.

25발까지 19점을 쏘며 중간 선두에 올랐던 조영재는 4명의 선수가 남은 상황에서 가장 긴장감을 느꼈다. 다음 5발 사격 결과에 따라 메달 획득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켜야 했다.

다행히 최악의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조영재는 2점을 보태 21점을 기록해 리웨훙(23점)에 이어 2위에 자리했다. 19점으로 4위가 된 플로리안 페터(독일)가 메달을 놓쳤다.

조영재는 “4위를 탈락시킬 때가 가장 가슴을 졸였다. 한 발로 메달과 노메달이 갈리는 순간이 닥치니 너무 힘들었다. 무조건 명중시켜야 한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쐈는데 겨우 맞혀서 입상할 수 있었다”고 복기했다.

조영재는 현재 국군체육부대 소속으로, 계급은 병장이다. 9월 19일이 전역일인데 이번 은메달로 그는 예정보다 일찍 군복을 벗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조영재는 병역 특례 자격이 됐음에도 군 복무 기간을 채우겠다고 강조했다. 한 끼라도 ‘짬밥’을 먹기 싫어 조기 전역을 바라는 사람들의 생각과는 달랐다.

조영재는 “만기 전역하겠다”고 힘줘 말한 뒤 “전역일까지 이제 한 달 조금 넘게 남았다. 귀국 후 부대로 돌아가 동기들과 같이 시간을 보내며 마무리할 생각이다. 동기들은 물론 감독님, 관계자들 모두 감사하고 좋은 분들이라 부대 생활하는 게 전혀 불편하지 않다”고 웃었다.

이렇게 결정한 데에는 ‘군인’이었던 아버지의 영향도 있다. 조영재는 “아버지께서 작년에 준위로 30년 만기 전역하셨다. 저도 아버지께 부끄럽지 않도록 그렇게 하겠다”고 전했다.

조영재는 이번 은메달로 한국 사격 역사상 최초의 속사권총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남겼다. 한국 사격은 1960 로마 대회부터 속사권총 종목에 선수를 파견했지만, 지난 도쿄 대회까지 입상에 실패했다. 그러다 샤토루에서 조영재가 그 ‘노메달’의 한을 풀었다.

조영재는 “제가 처음으로 속사권총 메달을 따게 돼 기쁘고 영광스럽다”며 “속사권총이 상대적으로 다른 사격 세부 종목보다 잘 알려지지 않고 인기도 별로 없다. 하지만 직접 해보면 이 종목의 진짜 매력을 경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격언이 있다. 조영재 역시 쓰라린 경험이 이번 올림픽 메달의 밑거름이 됐다고 했다.

그는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지난 5월 참가한) 바쿠 월드컵에서 타깃이 아닌 땅을 향해 총을 쏴 0점 처리된 적이 있다”며 “오늘 결선 땐 0점만 쏘지 말자는 마음으로 임했는데 다행히 땅에 안 쏘고 잘 사격해 다행”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앞서 출전한 국제 대회에서 그런 실수를 범했기 때문에 이번 올림픽에서는 실수 없이 끝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조영재는 파리 올림픽에서 사격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만끽했지만, ‘멘토’ 김서준(경기도청)의 조언이 없었다면 어쩌면 이 대회를 못 나올 뻔했다.

그는 “지난해 초 집에서 자고 있는데 김서준 선배가 ‘자비를 들여서라도 카이로 월드컵에 참가 신청을 해라. 그래야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고 알려줬다. 그때 그 대회에 나서지 않았다면 (출전 자격을 채우지 못해) 이번 올림픽에 오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김서준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서준에게 한 턱 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묻자, 조영재는 “그래도 내가 후배니까 얻어먹어야죠”라며 활짝 웃었다.

머니s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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