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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생활과 생리 상태 유지에 필수적인 영양소 권장 섭취량이 시대적인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 세계적으로 비타민D 결핍이 대유행하는 것도 잘못된 권장 섭취량의 개념과 정의에 기인한다는 지적이다.
명승권(사진)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대학원장(가정의학과 교수)은 영양소 권장 섭취량의 새로운 개념 및 정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SCIE 국제학술지 영양(Nutrition) 최신호에 연구단신으로 온라인 출판됐다고 5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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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한국 남성의 75%, 여성의 83% 가량이 비타민D 결핍으로 나타났다. 비타민D 혈중 농도 20ng/mL를 기준으로 삼은 데 따른 결과다. 일반 병의원에서는 30ng/mL로 기준을 더욱 높게 잡다보니 여성의 90% 이상이 비타민D 결핍으로 진단돼 비타민D 주사나 약물 복용을 권유받고 있다.
명 교수는 “비타민D 결핍이 전체 인구의 80~90% 이상을 차지한다는 1941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에서 개발된 권장 섭취량의 개념과 정의에 기인한다”고 주장한다. 당시에는 미국 군 징집병의 25%가 현재 혹은 과거 영양결핍자였다. 미국 국방자문위원회는 영양결핍이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보고 미국 국립과학한림원의 자문을 받아 군인 뿐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 적용되는 주요 영양소의 권장 섭취량을 만들었다. 문제는 임상연구가 불충분한 가운데 전문가 50여 명의 의견을 수렴해 주요 영양소별 권장 섭취량을 정한 탓에 개념과 정의가 정확하게 서술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명 교수는 “당시 권장 섭취량은 건강의 최적 상태와 관련한 의학적 및 임상적으로 타당한 연구 결과에서 얻은 근거가 아닌 전문가들의 합의로 만들어졌다” 며 “여러 차례 개정이 이뤄졌지만 여전히 권장 섭취량을 ‘특정 나이와 성별의 집단에서 거의 대부분의(97~98%) 건강한 사람들의 영양 요구량을 충족시키는데 충분한 하루 평균 특정 영양소의 섭취량’으로 정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현재의 권장 섭취량은 최적의 건강상태와는 상관없이 특정 인구집단별로 섭취량이 많은 상위 2.5%의 섭취량을 기준으로 삼은 나머지 지나치게 과도하다는 것이다.
명 교수는 “적어도 80~90%가 비타민D 결핍 혹은 부족으로 잘못 분류되고 있다”며 “한국 뿐만 아니라 남아시아인의 68%, 유럽인의 40%가 비타민D 결핍으로 분류되는 것도 기준 자체가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명 교수에 따르면 건강한 사람들의 비타민D 혈중 농도는 대부분 12~20ng/mL 구간에 분포한다. 이런 수치가 결핍이라고 봐야 할 임상적 근거는 부족하며 오히려 정상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타민C의 하루 권장 섭취량이 영국,인도는 40㎎, 한국과 일본은 100㎎, 프랑스는 110㎎ 등으로 나라마다 차이가 큰 것도 권장 섭취량의 정의 자체가 잘못 되어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같은 견해가 국제학술지에 공식 출판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일반적으로 비타민D 혈중 검사는 불필요하다”며 “비타민D 혈중농도가 20ng/mL 미만이라도 별도의 보충요법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십 년간 발표된 권장 섭취량 및 영양결핍 관련 연구는 잘못된 개념과 정의에 기반했으므로 신뢰할 수 없다”며 “의학, 영양학, 역학, 보건학 등 영양과 관련한 모든 분야가 논의해 올바른 권장 섭취량의 개념과 정의를 새롭게 만들고 기존 연구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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