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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약체’ 소리까지 나왔는데…한국, 새 역사까지 금메달 ‘4개’ 남았다 [이슈크래커]

이투데이 조회수  

양궁 국가대표 김우진(왼쪽부터), 배드민턴 안세영, 펜싱 도경동. (뉴시스)

말 그대로 ‘황금 주말’이었습니다. 날씨는 무더웠지만, 금메달 소식이 연달아 전해지면서 즐거움을 선사했는데요. 금빛 향연이 펼쳐지면서 어느새 한국의 금메달 개수는 두 자릿수로 접어들었습니다.

5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3시 기준 ‘2024 파리올림픽’ 메달 획득 순위에서 한국은 6위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금메달 10개, 은메달 7개, 동메달 7개로 총 24개의 메달을 거머쥐었는데요. 사실 대회 시작 전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성적입니다.

대한체육회는 이번 대회 목표를 금메달 5개, 종합 순위 15위 내로 설정한 바 있습니다. 역대 가장 아쉬웠던 대회로 꼽히는 ‘2020 도쿄올림픽(금메달 6개)’보다도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한국은 이번 대회에 48년 만에 역대 최소 규모 선수단을 파견했는데요. 특히 구기 종목에선 여자 핸드볼을 제외한 나머지 종목이 모두 본선에 오르지 못하는 등 전반적으로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까지 나온 바 있죠.

그러나 이는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한 종목에서만 금메달 5개를 따내는 기염을 토하면서 목표도 진작에 달성한 상황이죠. 더 큰 목표까지 바라보고 있는데요. 금메달 5개라는 겸손했던(?) 목표 달성에 이어 ‘역대 최다 금메달’에 도전하는 겁니다.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 마련된 코리아하우스에서 앞에서 대한민국선수단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을 마친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여자 10m 공기소총 금메달 반효진(왼쪽부터), 25m 권총 금메달 양지인, 10m 공기권총 은메달 김예지, 공기권총 금메달 오예진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뉴시스)

역대 최다 금메달 ’13개’인데…올해 목표치 낮았던 이유는?

한국은 현재 10개의 금메달을 품에 안았습니다. 한국이 두 자릿수의 금메달을 따낸 건 12년 만의 일입니다.

가장 최근의 두 자릿수 금메달은 ‘2012 런던올림픽’에서 경험했습니다. 당시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9개로 종합 순위 5위에 올랐는데요.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도 금메달 13개, 은메달 11개, 동메달 8개로 종합 순위 7위에 자리한 바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이 거둔 가장 높은 종합 순위는 ‘1988 서울올림픽’에서 나왔습니다. 당시 태극전사들은 금메달 12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11개로 무려 4위에 올랐는데요. 총 33개의 메달을 따내며 한국의 단일 올림픽 최다 기록을 쓰기도 했죠.

하지만 최근 대회에선 다소 부진했습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선 금메달 9개,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로 금메달 10개를 넘지 못하고 8위에 랭크됐는데요. ‘2020 도쿄올림픽’에선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로 금메달이 크게 줄어든 데 이어 종합 순위까지 16위로 훅 처졌죠.

도쿄 대회에서의 부진은 특히 쓰라렸습니다. 목표했던 7개의 금메달을 달성하지 못한 데다가, 종합 순위까지 10위권 밖으로 이탈한 겁니다.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경쟁력 약화가 두드러졌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목표치도 낮아졌습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42개의 금메달을 기록하면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의 금메달 49개보다 7개 줄어들었는데요. 이는 1982년 뉴델리 대회 금메달 28개 이후 41년 만에 역대 최소 금메달이었습니다. 이번 올림픽에서 목표치를 보수적으로 잡은 것도 지난 대회들의 성적이 적지 않은 영향을 줬죠.

애초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도 역대 최소 규모입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한국 선수단 규모는 144명인데요. 50명을 파견했던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이후 48년 만의 최소 규모이자 3년 전 도쿄 대회에 나섰던 364명의 절반 수준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대회에서는 단체 구기 종목에서 여자 핸드볼을 빼고는 남녀 농구·배구·하키·럭비(7인제), 남자 핸드볼, 여자 축구, 남자 축구가 모두 출전권을 따내지 못했습니다.

이에 기대할 수 있는 메달 숫자도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고, 대한체육회도 금메달을 보수적으로 예상한 겁니다. 이번 대회에서 ‘확실한 금메달’은 양궁에서 3개, 펜싱에서 2개가 나올 것으로 봤죠.

임시현, 전훈영, 남수현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활·총·칼 앞세운 ‘금빛 향연’ → 새 역사까지 ‘단 4개’

그러나 개회식 바로 다음 달부터 금빛 낭보가 날아들기 시작했습니다.

도쿄 대회까지 한국이 딴 금메달은 96개였습니다. 파리에서 금메달 4개만 더 따면 100개를 채우는 상황이었는데요. ‘깜짝’ 금메달이 쏟아지며 100호 금메달 소식도 대회 사흘 만에 들려왔습니다.

금빛 질주의 시작은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오상욱(대전광역시청)이 끊었습니다. 그다음으론 사격 여자 공기권총 10m 오예진(IBK기업은행)이 올림픽 신기록까지 수립하며 포디움 정상에 올랐죠.

‘세계 최강’ 양궁에서는 여자 단체 임시현(한국체대), 남수현(순천시청), 전훈영(인천광역시청)이 ‘올림픽 10연패’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썼고요.

사격 여자 공기소총 10m 반효진(대구체고)은 한국 올림픽 역사상 최연소 금메달리스트이자 100번째 금메달을 거머쥔 주인공이 됐습니다.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는 오상욱을 포함해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 박상원(대전광역시청), 도경동(국군체육부대)이 출전해 3연패를 달성했습니다.

양궁 혼성 단체도 ‘맏형’ 김우진(청주시청)과 신성 임시현이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금메달을 수확했습니다.

사격 여자 권총 25m 양지인(한국체대)은 생애 처음으로 출전한 올림픽에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서 놀라움을 자아냈는데요. 사격에서는 특히 10대 명사수들의 선전이 빛났죠.

양궁 여자 개인에서는 임시현이 우승하면서 대회 3관왕까지 등극했습니다.

양궁 남자 단체 김우진, 김제덕(코오롱), 이우석(예천군청)도 3연패에 성공하며 최강국으로서의 입지를 굳혔는데요. 여기에 김우진이 별명 ‘수면쿵야’다운 침착함으로 개인전 결승에서도 우승했습니다. 특히 한국 양궁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5개에 여자 개인전 은메달 1개, 남자 개인전 동메달 1개를 합쳐 총 7개의 메달을 수확하는 사상 최고 성적을 냈죠.

활부터 총, 칼을 앞세운 태극전사들의 맹활약으로 한국 선수단은 폐회가 일주일이나 남은 상황에서 대한체육회가 설정한 목표 ‘금메달 5개’의 두 배인 ‘금메달 10개’를 채웠습니다.

2021년 도쿄는 물론 2016년 리우 대회에서 따낸 금메달 개수도 넘은 상황. 이 여세를 몰아 대회 후반에도 힘찬 발걸음을 이어나간다면, 역대 최다 금메달(13개)과 전체 메달 수(33개)에 버금가는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는데요. 금메달 3개를 더 따면 타이를 기록하고, 4개를 더 따면 ‘최다 금메달’ 새 역사를 쓰게 됩니다.

6월 25일 오전 충북 진천 대한체육회 진천선수촌 태권도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미디어데이에서 이번 대회 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박태준, 서건우, 김유진, 이다빈. (연합뉴스)

도전은 계속된다…배드민턴 안세영 → 여자 골프 고진영·양희영·김효주까지

목표를 달성했다곤 하지만, 올림픽은 이제 반환점을 돌았습니다. 태극전사들의 도전도 이어집니다.

가장 먼저 한국 선수단에 금메달을 안길 가능성이 있는 선수는 25m 속사권총의 조영재(국군체육부대)입니다. 조영재는 4일 프랑스 파리 샤토루 사격센터에서 열린 대회 사격 남자 권총 속사 25m 예선에서 총점 586점을 쏴 전체 29명 가운데 4위를 기록했는데요. 이에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상위 6명이 오르는 결선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5일 오후 4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결승에서 메달을 정조준합니다. 조영재가 메달 획득에 성공할 경우 한국 사격은 이번 대회 메달을 6개로 늘려, 2012년 런던 대회 때 쓴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을 뛰어넘게 되죠.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삼성생명)은 빼놓을 수 없는 선수입니다. 그는 전날 열린 배드민턴 여자 단식 준결승전에서 세계 8위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인도네시아)을 2-1(11-21 21-13 21-16)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는데요.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한국 선수가 결승에 오른 건 1996년 애틀랜타 대회 금메달리스트 방수현 이후 28년 만입니다. 이미 은메달을 확보했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는 안세영은 대관식까지 준비하고 있죠. 5일 오후 5시 55분 허빙자오(9위·중국)와 금메달을 놓고 겨룹니다.

스포츠클라이밍도 메달 가능성이 유력합니다. 서채현, 이도현(이상 서울시청), 신은철(더쉴) 모두 메달 후보로 꼽히는데요. 특히 서채현과 이도현은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은메달을 따낸 바 있죠. 5일 이도현이 가장 먼저 스포츠클라이밍 남자 콤바인(볼더링+리드) 준결승에 출전합니다.

7일부턴 여자 골프도 ‘세계 랭킹 3위’ 고진영(솔레어)과 4위 양희영(우리금융), 12위 김효주(롯데)를 앞세워 금메달 사냥에 나섭니다. 이날 1라운드를 시작해 10일 메달 주인공이 가려지죠.

같은 날 오후 4시 남자 58㎏급 예선 경기로 시작하는 태권도도 금빛 발차기에 시동을 겁니다.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처음으로 금메달을 따지 못했던 2020 도쿄올림픽의 아픔을 겪고 절치부심한 태권도인데요. 박태준(경희대)을 선봉장으로 김유진(울산광역시 체육회), 서건우(한국체대), 이다빈(서울특별시청)이 하루 간격으로 출격합니다.

근대 5종 세계선수권에서 두각을 드러낸 전웅태(광주광역시청)와 성승민(한국체대),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브레이킹에서 초대 금메달리스트에 도전하는 김홍열(도봉구청) 등도 기대주로 꼽히는데요.

태극전사들의 맹활약에 힘입어, 2008년 베이징이나 2012년 런던 대회 성적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의 성적을 올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이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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