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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의 경영정보를 통합해 공개하는 시스템인 알리오의 공시가 비공개 및 날짜를 ‘202x 년’으로 표기하는 등 공개 아닌 공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한국남부발전과 한국남동발전이 각각 ‘감사보고서-2024년 ○○빛드림본부 종합감사’와 ‘2024년도 여수발전본부 종합감사 결과’를 알리오에 공시했다.
남부발전의 경우, ‘구매계약 정산처리 미흡’ 건으로 ‘계약 금액 증액 요청에 따라 202X년 XX월, 202X년 X월 각각 ‘국가계약법’에 의거해 물가변동에 의한 계약 금액 증액을 시행했고, 1단계 202X년 X월, 2단계 202X년 X월에 각각 준공정산 후 최종 대가를 지급했다’는 내용이다.
남동발전은 ‘야간작업하역량 관리 미흡’ 건에 대해 ‘계약기간: 20xx. xx. ∼ 20xx. xx.), ◇◇◇◇◇◇◇(계약 금액 : x원/톤(VAT 포함), 계약기간 : 20xx. xx. ∼ 20xx. xx.)’이라고 썼다. 두 건 모두 날짜를 ‘202x 년 xx월’로 표기했는데, 이는 다른 발전사들이 감사 대상 범위와 기간을 공시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또 감사 내용을 알리오에 공시했음에도 내용은 ‘비공개’로 되어있어 관련 내용을 담당 발전사에 문의하면, 2차 가해를 우려해 감사실에서 공개 못 한다고 답변하는 경우가 많다.
알리오를 담당하는 기획재정부에는 공시에 대해 구체적으로 비공개 사항이나 꼭 공개해야 한다는 지침은 따로 없다. 양재영 기획재정부 경영관리과장은 “부서와 사람 이름은 개인정보 보호에 따라 공개가 안 되지만, 날짜는 다 공개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민감한 사항이니 공개하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오거나 그런 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기재부가 공공기관에 배포하는 ‘통합 공시 매뉴얼’이 있는데, 내부 및 외부 감사 결과가 나온 며칠 이내 공시해야 한다거나 임원 수를 며칠 자 기준으로 올리라는 식의 감사보고서 작성 방법에 대한 것이지 비공개 관련 규정은 없다.
양 과장은 “날짜까지 비공개하는 것은 지나친데, 개인적으로도 감사보고서를 보니 좀 당황스러웠다”면서 “매년 초 공공기관 알리오 담당자들을 상대로 알리오 입력 방법이나 매뉴얼 변경 사항 등을 교육하고 공시 일정 변경 등을 알려주는데, 이를 유념해 지나친 비공개 등은 자제하도록 교육할 때 알려주겠다”고 덧붙였다.
시민단체에서는 공공기관, 특히 고위 공무원은 개인정보보다 공공의 가치가 더욱 중요하므로 감사보고서 등 감사 결과는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오세형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 부장은 “관피아 문제에 대해 기관에 정보공개 청구도 하지만, 알리오에 들어와 임직원 채용 및 퇴직 정보 등을 확인하고 있는데 퇴직 정보 등은 잘 안 나와 있는 경우가 많아 이러한 문제의식에 대해 동일하게 느끼고 있었다”면서 “공공기관이므로 감사 내용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좀 더 쉽게 들여다볼 수 있도록 공시하거나 구체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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