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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180㎞? 이 정도로 안정감 넘치는 전기차가 있었나”
검은색 사선 다섯 줄이 그어진 하얀색 표지판이 등장했다. 제한속도·추월금지·경적사용금지 등 모든 제한이 풀린다는 의미의 독일 아우토반 상징 아닌가.
있는 힘껏 가속 페달을 내질렀다. 가슴이 저릿하는 느낌과 함께 앞으로 튀어나가는 듯한 느낌도 잠시. 이내 평화(?)가 찾아왔다.
세계 유일의 속도 무제한 고속도로에서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표시된 숫자는 쭉쭉 올라가 이내 180을 넘겼지만 차량은 거의 미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계기판을 보지 않았다면 속도를 체감하기 힘들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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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26일 폭스바겐그룹이 독일 현지에서 마련한 전기차 시승행사에 참가해 바이에른주 잉골슈타트 일대에서 약 180㎞를 아우디의 Q8 e-트론과 SQ8 e-트론을 번갈아 가며 시승했다.
특히 국내에 SQ8 e-트론 시승 차량이 없는 만큼 이날 시승은 국내 취재진에 최초로 제공된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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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8 e-트론은 지난 2018년 출시된 아우디 최초의 순수 전기차 e-트론을 계승하는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전기 SUV 최상위 모델이자, 날렵하고 세련된 디자인과 역동적인 주행 성능, 최신기술 및 편의기능까지 모두 갖춰 ‘아우디 DNA’가 집약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에선 지난 6월 출시됐다.
이틀간 두 차를 번갈아 타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극강의 안정감이었다.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이 기본으로 장착돼 차체 높이가 주행 상황에 따라 총 76㎜ 범위 안에서 조절 가능했고, 차량의 횡방향 움직임을 최적화하기 위해 에어스프링도 조정됐다. 높은 속도에도 풍절음은 거의 들리지 않는 등 정숙성이 매우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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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8 e-트론은 최대 출력 408마력(300kW)과 67.71kg.m 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며, SQ8 e-트론은 이보다 한층 더 강력한 최대출력 503 마력(370kW)과 99.24kg.m 의 최대토크를 낸다. 이러한 주행 성능은 이날 아우토반을 올라탄 그 어떤 차들보다 우수하다고 느낄 정도였다.
더욱이 양산 최초로 3개의 모터로 구성된 SQ8 e-트론의 경우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민첩함이 인상적이었다. 7가지의 드라이빙 모드 중 다이내믹 모드를 선택한 뒤 엑셀을 살짝 밟자 머리가 뒤로 젖혀지는 느낌과 함께 차량은 앞으로 튀어나갔다. SQ8 e-트론의 제로백(정지상태에서 100㎞/h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5초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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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114kWh 용량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 용량은 기존보다 더 늘었다. 완속(AC) 및 급속(DC) 충전이 가능하며, 급속충전 시 최대 170kW의 출력으로 충전할 수 있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의 경우 Q8 55 e-트론은 복합 기준 368㎞를 달성했고, SQ8 e-트론은 303㎞가 가능하다.
차량 아래에 장착된 휠 스포일러는 휠 주변 공기 흐름을 분산시키는 등 아우디하면 결코 빠질 수 없는 공기역학 성능도 인상적이었다. 에어 커튼 장착으로 앞 바퀴 공기 흐름이 더 원활해진 데다 프론트 언더바디 커버, 서스펜션 커버 등을 톹해 공기 저항을 개선해 더 향상 된 주행성능을 선사했다.
디자인 역시 우수했다. 차량 전면부에는 특유의 싱글프레임 마스크에 기존과는 다른 그릴이 적용됐다. 특히 2차원적으로 적용된 아우디의 네 개의 링은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한껏 강조했다. 세련된 디자인 탓일까. 아우디 차량이 무수히 많은 이곳 잉골슈타트에서도 SQ8 e-트론과 Q8 e-트론이 이동할 때 보행자들의 시선과 고개는 함께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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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공간도 널찍했다. 4915㎜에 달하는 전장에 2928㎜의 긴 휠베이스 덕분에 레그룸을 포함한 실내 공간은 여유가 있었다. 또 소프트 도어 클로징, 블랙 헤드라이닝, 나파가죽 패키지 등은 실내의 고급스러움을 더 살렸다.
이밖에도 Q8 e-트론에는 40개의 운전자 지원 시스템이 탑재돼 운전자의 편안하고 안전한 주행을 돕는다. 또 인테리어 일부 구성요소에 재활용 소재를 사용해 지속가능성에 대한 가치 역시 놓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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