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주요 메뉴 바로가기 (하단)

“육십 평생 법원은 처음”…억울함부터 호소하는 의뢰인들 [서초동MSG]

이투데이 조회수  

한해 전국 법원에서 다루는 소송사건은 600만 건이 넘습니다. 기상천외하고 경악할 사건부터 때론 안타깝고 감동적인 사연까지. ‘서초동MSG’에서는 소소하면서도 말랑한, 그러면서도 다소 충격적이고 황당한 사건의 뒷이야기를 이보라 변호사(정오의 법률사무소)의 자문을 받아 전해드립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소송하다 보면 감정에 먼저 호소하는 의뢰인이 많다.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사연은 사건의 본질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을 수 있지만, 원고의 심경과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순 있다.

하지만 법원은 감정적인 사연보다는 당연히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측면을 중시해 판단을 내린다. 청구 원인과 요건 사실에 대한 주장·입증 없이 그저 소송이 힘들어서 눈물을 흘렸다는 원고의 읍소에는 대부분 ‘청구 기각’이라는 결론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어느 소송 당사자는 직접 부동산 관련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구구절절한 사연을 서면으로 남겼다. 청구와 관련된 내용이 아니라, ‘원고의 눈물’이라는 제목 아래 “육십 먹도록 법원은커녕 경찰서 근처도 안 가봤는데 법원에 오게 된 현실이 통탄하다”는 하소연이었다.

그는 “이처럼 힘든 상황에서 갑자기 눈물이 나서 펑펑 울다가 자식과 통화를 하다가, 또 육십 평생 처음으로 교통사고를 내버렸다”며 억울함을 쏟아냈다. 이미 체결된 계약에 대한 일방적인 주장으로 소송을 제기했는데도 여러 가지 최악의 상황을 피고의 탓으로 돌리고 있었다.

이처럼 원고의 눈물과 힘든 삶을 나열한 것은 그가 법원에 찾아와 소송을 제기하는 것 자체가 얼마나 어려운 결정이었는지를 강조하고자 함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법원은 그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 할아버지도 억울하다며 법정에 나선 적 있다. 그는 양계장을 운여하며 애지중지 키운 닭들이 폐사하자, 근처 공사 현장에서 들려오는 소음‧분진에 따른 스트레스가 원인이라며 건설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손해배상은 청구하는 쪽에서 가해 행위와 손해의 인과 관계를 입증해야 한다. 할아버지는 죽은 닭들의 사진만 법원에 제출할 뿐이었다. 재판부는 닭의 사체만으로는 죽은 원인을 밝혀낼 수 없다고 여러 차례 얘기했지만, 할아버지는 슬픔을 이해하지 못하는 재판부가 그저 야속했다.

그는 법정에서 눈물을 흘리며 양계장에 와서 폐사한 닭들이 묻혀 있는 땅을 파보면, 닭들의 원이 서린 폐사의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라 읍소했다. 그러면서 닭을 훌륭하게 키워낸 어느 일본 농부의 자서전 구절까지 인용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할아버지의 청구를 기각하고, 건설회사가 손해배상을 지급할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다. 폐사한 뒤 상당 시간 시간이 흐른 데다 사체를 부검하더라도 폐사 원인이 무엇인지 쉽게 밝혀낼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송사할 ‘송(訟)’을 풀이하면, 시비 곡절을 다투는 모습이라고 하고 ‘공공(公公)한 말씀(言)’이 된다고도 한다. 사사로움은 배제하고 엄중한 말로 그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는 것이다.

소송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증거와 사실에 기반을 두어 이뤄져야 하며, 판사는 이러한 증거와 사실을 검토해 공정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이보라 정오의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억울함과 죄책감은 이해하지만, 법정에서는 이런 측면만으로 판결이 이뤄지지 않는다”며 “소송은 공정성과 정의를 위한 절차로서 당연히 주장과 요건 사실에 대한 입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댓글0

300

댓글0

[경제] 랭킹 뉴스

  • 올림픽 맛있게 응원하자…집관족 취향저격 ‘올림픽 에디션’
  • 질병청 '성인 패혈증 초기치료지침' 첫 발간
  •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93.7%...1년 11개월 만에 최고점 찍었다
  • 불량 자재 탓에 에어컨 없이 폭염 견디는 송도 '송일국 아파트'
  • 불량 자재 탓에 에어컨 없이 폭염 견디는 송도 '송일국 아파트'
  • 8월 극장가 '재개봉 러시'…인생영화 다시 스크린으로

[경제] 공감 뉴스

  • 케이뱅크, MY체크카드 90만장 넘었다..."인뱅 유일 K 패스 기능 탑재"
  • 삼정KPMG “디지털 헬스케어 활성화에 슬립테크 부상”
  • "‘용인 스마일 보이’ 우상혁이 웃었다"...이상일 용인특례시장, 높이뛰기 우상혁 선수 '응원'하고 '격려'
  • ‘나는 솔로’ 21기 최종 선택 대반전…순자, 영철 직진에도 선택 포기
  • 삼성자산운용, 공식 유튜브 채널 정보 시리즈 인기몰이
  • NH농협은행, 농촌 학생들과 '초록사다리 여름캠프' 개최

당신을 위한 인기글

  • 푹- 끓여내어 야들야들한 건더기와 얼큰한 국물의 만남, 육개장 맛집 BEST5
  • 한식에 술만 있다면 무한으로 마실 수 있는 술꾼이 인정한 한식주점 5곳
  • 찬바람에 몸이 으슬으슬 떨리는 지금, 딱 좋은 감자탕 맛집 BEST5
  • 본격적인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굴 맛집 BEST5
  • [리뷰: 포테이토 지수 72%] ‘위키드’ 중력을 거스르지 못한 완성도
  • ‘짝퉁 제왕’ 되는 김수현 “로맨스는 15%뿐”
  • 전지현·현빈·김수현·박은빈·도경수까지, 디즈니+ 빛낼 새 얼굴은?
  • [데일리 핫이슈] 로제·브루노 마스 ‘아파트’ 첫 라이브, 고현정 ‘유퀴즈’ 출격

함께 보면 좋은 뉴스

  • 1
    세계테마기행 인도네시아 4부, 반둥 편

    연예 

  • 2
    ‘눈치 좀 그만봐’… 한국 축구 사령탑 홍명보, 이천수 주장에 단호히 반박했다

    스포츠 

  • 3
    대한항공, 한국전력 완파…선두 현대캐피탈과 승점 격차 해소

    스포츠 

  • 4
    "저만 잘하면 될 거 같습니다" 선발 복귀하고 3연승, 그럼에도 한선수는 자책했다 왜 [MD인천]

    스포츠 

  • 5
    'KKKKKKKK' 타카하시 158km 괴력투+코조노 2홈런 7타점…'우승 후보' 日, 미국 9-1 완파 [프리미어12]

    스포츠 

[경제] 인기 뉴스

  • 올림픽 맛있게 응원하자…집관족 취향저격 ‘올림픽 에디션’
  • 질병청 '성인 패혈증 초기치료지침' 첫 발간
  •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93.7%...1년 11개월 만에 최고점 찍었다
  • 불량 자재 탓에 에어컨 없이 폭염 견디는 송도 '송일국 아파트'
  • 불량 자재 탓에 에어컨 없이 폭염 견디는 송도 '송일국 아파트'
  • 8월 극장가 '재개봉 러시'…인생영화 다시 스크린으로

지금 뜨는 뉴스

  • 1
    “대통령의 오만을 언론의 무례로 둔갑시킨 尹정권”

    뉴스 

  • 2
    "블루 아카 같네", "OST 기대 이상" '테일즈런너 RPG' OST 및 전투 화면 영상 반응

    차·테크 

  • 3
    EV9 사려다 “마음 바꿨다”… 무려 532km 주행 가능한 대형 전기 SUV

    차·테크 

  • 4
    위메이드 석훈 PD "레전드 오브 이미르 시즌은 이렇게 다르다"

    차·테크 

  • 5
    ‘공학전환’ 논의 잠정 중단한 동덕여대: 본관 점거는 계속하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뉴스 

[경제] 추천 뉴스

  • 케이뱅크, MY체크카드 90만장 넘었다..."인뱅 유일 K 패스 기능 탑재"
  • 삼정KPMG “디지털 헬스케어 활성화에 슬립테크 부상”
  • "‘용인 스마일 보이’ 우상혁이 웃었다"...이상일 용인특례시장, 높이뛰기 우상혁 선수 '응원'하고 '격려'
  • ‘나는 솔로’ 21기 최종 선택 대반전…순자, 영철 직진에도 선택 포기
  • 삼성자산운용, 공식 유튜브 채널 정보 시리즈 인기몰이
  • NH농협은행, 농촌 학생들과 '초록사다리 여름캠프' 개최

당신을 위한 인기글

  • 푹- 끓여내어 야들야들한 건더기와 얼큰한 국물의 만남, 육개장 맛집 BEST5
  • 한식에 술만 있다면 무한으로 마실 수 있는 술꾼이 인정한 한식주점 5곳
  • 찬바람에 몸이 으슬으슬 떨리는 지금, 딱 좋은 감자탕 맛집 BEST5
  • 본격적인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굴 맛집 BEST5
  • [리뷰: 포테이토 지수 72%] ‘위키드’ 중력을 거스르지 못한 완성도
  • ‘짝퉁 제왕’ 되는 김수현 “로맨스는 15%뿐”
  • 전지현·현빈·김수현·박은빈·도경수까지, 디즈니+ 빛낼 새 얼굴은?
  • [데일리 핫이슈] 로제·브루노 마스 ‘아파트’ 첫 라이브, 고현정 ‘유퀴즈’ 출격

추천 뉴스

  • 1
    세계테마기행 인도네시아 4부, 반둥 편

    연예 

  • 2
    ‘눈치 좀 그만봐’… 한국 축구 사령탑 홍명보, 이천수 주장에 단호히 반박했다

    스포츠 

  • 3
    대한항공, 한국전력 완파…선두 현대캐피탈과 승점 격차 해소

    스포츠 

  • 4
    "저만 잘하면 될 거 같습니다" 선발 복귀하고 3연승, 그럼에도 한선수는 자책했다 왜 [MD인천]

    스포츠 

  • 5
    'KKKKKKKK' 타카하시 158km 괴력투+코조노 2홈런 7타점…'우승 후보' 日, 미국 9-1 완파 [프리미어12]

    스포츠 

지금 뜨는 뉴스

  • 1
    “대통령의 오만을 언론의 무례로 둔갑시킨 尹정권”

    뉴스 

  • 2
    "블루 아카 같네", "OST 기대 이상" '테일즈런너 RPG' OST 및 전투 화면 영상 반응

    차·테크 

  • 3
    EV9 사려다 “마음 바꿨다”… 무려 532km 주행 가능한 대형 전기 SUV

    차·테크 

  • 4
    위메이드 석훈 PD "레전드 오브 이미르 시즌은 이렇게 다르다"

    차·테크 

  • 5
    ‘공학전환’ 논의 잠정 중단한 동덕여대: 본관 점거는 계속하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뉴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