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영국에서 어린이 3명이 사망한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소셜미디어를 주축으로 한 극우 폭력 시위가 번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과 BBC 등에 따르면 이날 영국 헐, 리버풀, 브리스틀, 맨체스터, 스토크온트렌트, 블랙풀, 벨파스트 등 전역에서 극우 시위가 폭동으로 이어지며 90명 이상이 체포됐다.
이 시위대가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단체와 부딪히며 폭력 사태로 이어졌다.
리버풀에서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벽돌, 병, 신호탄을 던졌고, 한 경찰관은 시위대가 던진 의자에 머리를 맞았으며, 다른 경찰관은 발로 차여 오토바이에서 떨어지기도 했다.
극우 시위대에 반대하는 맞불 시위도 이어졌는데, 이들은 “난민을 환영한다. 나치 쓰레기들은 우리 거리에서 나가라”고 외쳤다.
상점 침입도 빈번하게 발생했으며, 머지사이드 월턴 지역의 한 도서관에서는 불이 났다.
앞서 지난달 29일 영국 북서부 사우스포트에서는 10대 소년이 어린이 댄스 교실에 난입해 흉기를 휘둘러 어린이 3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10대 소년이 무슬림 망명 신청자라는 소문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면서, 반(反)무슬림·반이민 폭력 시위로 변질됐다. 경찰은 범인이 영국 태생이라고 밝힌 상태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대변인은 “총리가 정부 장관 회의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와 우리가 본 폭력적인 무질서는 매우 다른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이어 “스타머 총리는 어떤 종류의 폭력에도 변명은 있을 수 없고, 정부는 경찰이 거리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뒷받침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베트 쿠퍼 영국 내무장관도 “영국의 거리에는 범죄적 폭력과 무질서가 있어서는 안 된다”며 “폭력 행위에 가담한 사람들에게 조처하는 데 있어 정부의 전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시위가 단기간에 격렬히 확산한 배경에는 소셜미디어가 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래플러 최고경영자(CEO)인 언론인 마리아 레사는 가디언에 “선동과 폭력은 항상 있었다”며 “폭력을 주류로 만든 것은 소셜 미디어”라고 짚었다.
옥스퍼드 대학교 사회적 응집 연구 센터의 폭력적 극단주의 연구소장인 줄리아 에브너는 영국에서 소셜미디어로 촉발된 시위가 발생하는 것은 시간문제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허위 정보가 너무 빨리 퍼져서 사람들이 거리로 나서게 만들 수 있다”며 “분노와 같은 감정은 증폭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폭력을 사용하기 쉽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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