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토루=뉴스1) 문대현 기자 =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고전할 것이라던 기존 전망과 달리 한국 선수단이 연일 승전보를 전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종목은 사격이다.
사격 일정이 다 끝나기도 전에 이미 금메달 3개와 은메달 2개를 땄는데, 이는 대한사격연맹조차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 선전의 배경에는 여러 요소가 있지만 올림픽을 위해 두 팔을 걷은 1959년생의 장갑석 총감독의 지도력을 간과할 수 없다.
1959년생인 장 감독은 1990년부터 한체대 교수를 맡아 사격 선수들을 지도해왔다. 이후 젊은 나이에 대한사격연맹 이사, 2006 도하 아시안게임 코치, 2007 방콕 유니버시아드대회 감독 등 현장과 행정을 두루 거쳤다.
연맹은 대표팀이 어려울 때마다 장 감독에게 ‘SOS’를 쳤는데 이번에도 그를 찾았다. 진종오(현 국회의원) 이후 뚜렷한 스타가 나오지 않아 암흑기에 빠진 대표팀을 바꿀 적임자였다.
하지만, 장 감독이 아무리 사격에서 잔뼈가 굵다 해도 성과를 낼지는 미지수였다. 특히 선수단이 2000년대생으로 대폭 물갈이된 상황에서 60대 ‘노감독’이 선수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지 우려도 컸다.
그러나 장 감독은 세간의 평가를 의식하지 않은 채 자신의 소신을 뚝심 있게 밀어붙였다.
현재 대표팀의 조직력에 문제가 있다고 본 장 감독은 선수와 코치의 신뢰 형성을 위해 일단 직접적으로 나서진 않았다. 선수에게 지시할 것이 있으면 반드시 코치를 거쳤다.
하지만 선수가 심리적으로 힘들어할 때는 아버지와 같은 심정으로 대화를 나눴다. 서서히 선수와 코치진간 유대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훈련에서만큼은 단호했다. 훈련이 다소 느슨하다는 생각에 실제 올림픽 경기 시간에 맞춰 일정을 조정하며 선수들의 바이오리듬을 바꿨다. 또 훈련 중에는 선수들의 집중력 향상을 위해 휴대전화, 커피, 담배를 금지했다.
코치들에게는 ‘음주 보고제’를 시행했다. 다소 과하다는 목소리도 있었으나 올림픽까지 어떤 불상사도 막기 위한 방침이었다.
본인은 아예 금주를 선언했다. 사격계에서 소문난 애주가지만 모범을 보인다는 차원에서 대회가 끝날 때까지는 술을 먹지 않기로 했다. 진천선수촌장 주관 감독 회식 자리에서도 무알콜 맥주로 버텼다. 그러니 선수들이 감독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자율과 통제가 적절히 섞인 사격대표팀은 무탈하게 샤토루에 입성했고, 현재까지 메달 5개를 따며 여론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
대회 직전에는 과감한 판단과 함께 반효진과 금지현의 혼성 조합을 바꾸기도 했다. 선수들의 마음이 다칠 수 있었지만 잘 설득했고, 결국 두 선수 모두 메달을 땄다.
최근 샤토루 사격장에서 만난 장 감독은 “필요할 때는 선수단을 강하게 통제했다. 그러나 선수들의 마음이 안 좋을 때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다가갔다”며 “나도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해 계속 술을 참고 있다. 귀국하면 아들과 사위가 술상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호탕하게 웃었다.
사격 선수단은 이미 종전 올림픽 최고 기록이었던 2012 리우 대회의 성적을 따라잡았다. 그러나 아직 대회는 끝나지 않았다.
25m 속사권총 송종호와 조영재, 스키트의 장국희 등 아직 나오지 않은 카드들이 제 몫을 다한다면 12년 만에 역대 최고 성적까지 기대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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