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뉴스1) 권혁준 기자 =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 펜싱 대표팀이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목표치를 상회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특히 과감한 세대교체가 제대로 적중, 현재와 미래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한국 펜싱 대표팀은 4일(한국시간) 열린 여자 사브르 단체전 경기를 끝으로 이번 대회를 마감했다. 아직 남자 플뢰레 단체전이 남아있지만 한국은 출전하지 않는다.
펜싱 대표팀은 남자 사브르 개인전의 오상욱(28·대전시청)을 시작으로 오상욱과 구본길(35·국민체육진흥공단), 박상원(24·대전시청), 도경동(25·국군체육부대)이 함께 한 남자 사브르 단체전 등 2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남자 사브르는 2012 런던, 2020 도쿄에 이어 아시아 최초, 역대로 64년 만의 단체전 3연패의 위업을 일궜다. 오상욱 역시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2관왕에 올랐다.
2020 도쿄 대회에서 구본길-오상욱-김정환-김준호의 ‘어펜저스’로 금메달 1개와 동메달 1개를 수확했던 남자 사브르는, 김정환과 김준호 대신 박상원과 도경동 등 신예가 가세한 ‘뉴어펜저스’로 더 좋은 성과를 냈다.
구본길은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지만, 20대 중반에 불과한 박상원과 도경동은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여러 역사를 쓴 오상욱 역시 4년 뒤에도 에이스로의 활약을 기대할 만하다.
여자 사브르 대표팀의 단체전 은메달 역시 값진 수확이다.
여자 사브르는 남자 사브르보다 더 급격한 세대교체를 겪었다. 도쿄 대회에서 동메달을 땄지만, 당시 ‘막내’였던 윤지수(31·서울시청)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이 모두 바뀌었다. 전하영(23·서울시청), 최세빈(24·전남도청), 전은혜(27·인천중구청) 모두 국제 경기 경험이 많지 않은 이들이었다.
그럼에도 윤지수를 중심으로 똘똘 뭉친 여자 사브르는, 3년 전보다 더 높은 곳에 올라갔다. 4강에서 세계랭킹 1위이자 홈팀 프랑스를 잡았고, 결승에서도 우크라이나에 시종일관 앞섰지만 마지막을 버티지 못해 역전패했다.
최세빈은 개인전에서도 세계랭킹 1위 에무라 미사키(일본)를 꺾고 4강까지 오르는 등 선잔했고, 전하영은 단체전 마지막 주자를 맡으며 ‘막내 에이스’ 노릇을 했다.
기대치가 그리 높지 않았지만, 여자 사브르 단체전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활짝 웃었다. 역시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인 윤지수를 제외한 전하영, 최세빈, 전은혜는 4년 뒤 주축이 될 이들이다.
그런 점에서 여자 에페는 다소 아쉬웠다. 여자 에페는 2020 도쿄에서 은메달을 땄던 강영미(39·광주서구청), 최인정(34·계룡시청), 송세라(31·부산시청), 이혜인(29·강원도청)의 멤버를 그대로 유지했지만, 8강에서 프랑스에 덜미를 잡혀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한국 여자 에페의 중흥기를 이끌었던 강영미와 최인정은 마지막 올림픽을 아쉽게 마감했고,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던 송세라 역시 개인전에 이어 단체전에서도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밖에 개인전에만 출전한 남자 에페의 김재원(26·광주서구청), 남자 플뢰레의 하태규(35·충남체육회)는 모두 첫판에서 탈락해 아쉬움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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