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640억원…전년比 29.2%↑
신한 제외 카드사 6곳 증가세
“하반기에도 건전성 관리해야”
국내 카드사가 취급하는 중금리 대출 규모가 2조원을 돌파했다. 저축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카드사로 중금리 대출이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양상이다. 급증한 중금리 대출 규모에 카드사들이 건전성 관리를 해야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카드 등 국내 카드사 7곳의 중금리대출 규모는 총 2조6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2% 늘었다. 중금리 대출은 중·저신용자에게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대출을 해주는 상품이다.
카드사별로 보면 우리카드의 중금리 대출 규모는 2113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68.8% 폭증하며 카드사들 중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현대카드는 중금리 대출 규모가 카드사 중 유일하게 5000억원을 돌파했다. 현대카드의 2분기 중금리 대출 취급액은 5456억원으로 같은 기간(3922억원) 대비 39.1% 늘었다.
또 국민카드는 35.3% 증가한 3287억원을, 삼성카드는 33.6 늘어난 3186억원으로 나타났다. 롯데카드는 15.9% 증가한 2320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하나카드는 511억원을 기록하며 41.9% 늘어났지만 카드사 중 취급 규모는 가장 적었다.
반면 신한카드는 카드사 중 유일하게 중금리 대출 규모가 줄었다. 지난해 2분기 4094억원이었던 중금리 대출 취급액은 올해 2분기에는 3767억원으로 8% 줄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가계부채 문제 등으로 전체적인 금융 취급액이 줄어들면서 이에 따라 중금리 대출 규모도 소폭 감소했다”며 “중금리 대출 대상자들에게 적절한 금리의 금융 상품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드사들의 중금리 대출 증가는 저축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수요가 카드사로 쏠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에 저축은행이 중금리 대출 공급을 줄이면서 그 수요가 카드사로 몰리고 있다”며 “연체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어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문가들은 카드사들의 중금리 대출 규모 증가세에 걱정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중금리 대출 금리가 상호금융권이나 저축은행은 현재 하락세인 반면 카드사는 지속적으로 올라가고 있는 추세라는 점에서 우려가 더욱 크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카드사의 중금리 대출 규모 증가는 가뜩이나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는 와중에 엎친데 덮친 격인 상황”이라며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계속해서 건전성 관리를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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