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복싱에서 성별 논란에 휩싸인 이마네 칼리프(알제리)가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남긴다.
칼리프는 4일 오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언너 루처 허모리(헝가리)와의 대회 복싱 여자 66㎏급 8강전에서 5-0 판정승을 거뒀다.
칼리프는 7일 잔잠 수완나펑(태국)과 결승전 진출을 다툰다. 칼리프가 이 경기에서 패해도 동메달 결정전이 없는 복싱 종목 규정상 동메달을 확보하게 된다.
메달리스트를 예약한 칼리프는 “알제리 여자 복싱의 첫 메달이다. 매우 행복하다”면서 “모든 세계와 아랍인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칼리프는 이번 대회 복싱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는 지난해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기준치를 넘겨 실격 처리됐다. XY염색체(남성 염색체)를 갖고 있는 선수는 여자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국제복싱협회(IBA)의 자의적인 판단”이라고 맞받아쳤고 이들의 올림픽 출전을 허용했다.
이에 선수들도 반발했다. 허모리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날씬한 여성이 뿔이 달린 근육질의 괴물과 글러브를 끼고 노려보고 있는 그림을 올리며 칼리프와의 맞대결에 불만을 나타냈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에 따르면 허모니는 “칼리프가 여자 종목에서 경쟁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면서도 “지금, 이 상황을 계속 신경 쓸 순 없다. 어차피 상황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링에 오른 허모리는 패배 후 칼리프와 포옹하며 상대의 승리를 축하했다. 이어 “모두에게 매우 힘든 하루였지만 멋진 싸움이었다. 앞으로 켈리프에게 행운이 있기를 바란다”고 칼리프를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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