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뉴스1) 이상철 기자 =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8강에서 난적을 상대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안세영(22·삼성생명)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다고 밝혔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3일 오후 3시30분(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라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배드민턴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야마구치 아카네(6위·일본)에 2-1(15-21 21-17 21-8)로 이겼다.
안세영은 2021년 개최된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천위페이(2위·중국)에 막혀 8강 탈락했는데, 파리 올림픽에서는 더 높은 곳에 올랐다.
야마구치와 상대 전적은 11승13패까지 좁혔다. 최근 8번의 맞대결에서는 6승2패로 일방적 우위를 점했다.
경기 후 안세영은 “두 번째 올림픽에서 4강까지 올라서 기쁘다. 다음 4강 경기도 잘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겼지만, 시작은 다소 불안했다. 안세영은 공격의 정확도가 떨어진 데다 상대의 끈끈한 수비에 막혀 1게임을 내줬다. 2게임에서도 17-12로 앞서다가 연속 4점을 허용해 승리를 자신할 수 없었다.
안세영은 “바람이 많이 불어서 영향을 받았고, 그 때문에 공격이 빗나갔다. 나도 (공격할 때) 조금 힘이 들어갔다. 전체적으로 상대를 따라가기 급급했다”면서도 “하지만 불안감은 전혀 느끼지 않았다. ‘난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멘털을 다잡은 안세영은 야마구치의 추격을 뿌리치고 21-17로 제압, 2게임을 따냈다. 흐름을 바꾼 안세영은 3게임에서 체력이 떨어진 야마구치를 압도하며 21-8로 승리, 4강 진출권을 따냈다.
안세영은 “드라이브 연습을 많이 했는데 그걸 2·3게임에서 다 보여주고 싶었다. 2게임에서 계속 몰아붙였더니 야마구치가 체력적으로 지친 걸 보고 3게임에선 더욱 과감하게 공격했다”고 말했다.
이어 “야마구치와 8강전이 가장 큰 고비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정말 힘들었지만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 4강전도 쉽지 않겠지만 안세영다운 경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관중석에는 안세영을 응원하러 수많은 한국인이 자리했다. 그중에는 안세영의 부모님도 있었다.
엄마의 목소리가 너무 잘 들렸다는 안세영은 포효하는 등 동작이 큰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는 “응원해주신 부모님을 향해 세리머니를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우려했던 무릎 상태에 대해 “완벽하다”며 활짝 웃은 안세영은 “조별 예선 때는 부담감에 많이 떨리기도 했다. 지금부터는 부담을 설렘으로 바꾸겠다”고 전했다.
안세영이 남은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면 1996 애틀랜타 대회 방수현 이후 28년 만에 두 번째 올림픽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가 된다.
그는 “2승이라 생각하면 너무 멀게 느껴진다. 한 게임씩 하다 보면 금메달이라는 내 꿈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안세영은 4일 오후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8위·인도네시아)과 결승 진출권을 놓고 다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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