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뉴스1) 이상철 기자 =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22·삼성생명)이 ‘숙적’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를 꺾고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단식 4강에 진출했다. 28년 만에 배드민턴 단식 금메달까지 2승 남았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3일 오후 3시30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라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배드민턴 여자 복식 8강전에서 야마구치(6위)를 상대로 2-1(15-21 21-17 21-8)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안세영은 2021년 개최된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천위페이(2위·중국)에게 막혀 8강 탈락했는데, 파리 올림픽에서는 난적을 꺾고 8강을 통과했다.
야마구치와 상대 전적은 11승13패까지 좁혔다. 최근 8번의 맞대결에서는 6승2패로 일방적 우위를 점했다.
안세영은 잠시 후 오후 4시 40분에 열리는 랏차녹 인타논(21위·태국)-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8위·인도네시아) 경기의 승자와 결승 진출권을 놓고 다툰다.
혼합복식에서 김원호(삼성생명)-정나은(화순군청) 조가 은메달을 딴 배드민턴 대표팀은 이제 남은 메달 기대 종목이 안세영이 생존한 여자 단식뿐이다. 남녀 복식은 모두 4강에 오르지 못했다.
안세영이 남은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면 1996 애틀랜타 대회 방수현 이후 28년 만에 두 번째 올림픽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가 된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 조별 예선부터 16강전까지 한 수 위의 기량을 발휘하며 승승장구했지만, 숙적을 만난 8강전은 달랐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1게임에서 안세영은 야마구치의 끈질긴 수비와 빈틈을 노리는 공격에 고전, 5-10으로 밀렸다.
끌려가던 안세영도 반격에 나섰고, 매서운 공격을 퍼부어 연속 4점을 뽑아냈다. 이후 달아나고 추격하는 상황이 이어졌지만 안세영은 좀처럼 동점을 만들지 못했다. 결국 14-15에서 연달아 5점을 허용하며 기선을 뺏겼다.
하지만 2게임에서는 안세영이 경기를 주도했다. 몸이 가벼워진 안세영은 5-5에서 연속 3점을 따내더니 한 점을 내준 후 다시 2점을 추가했다.
5점 차까지 우위를 이어가던 안세영은 중반 야마구치의 거센 반격에 17-12에서 17-16까지 따라잡혔지만 2연속 득점에 성공, 거리를 벌렸다.
그리고 20-17에서 안세영의 강한 공격을 야마구치가 받아내지 못하면서 게임 스코어 1-1 동점이 됐다.
흐름을 바꾼 안세영은 마지막 3게임에서도 기세를 이어갔다. 1-1에서 현란하면서 강력한 공격을 펼치며 야마구치의 단단한 수비를 뚫어 5점을 내리 땄다.
분위기를 탄 안세영은 거침이 없었다. 그는 체력이 떨어진 야마구치를 압도하며 점수를 차곡차곡 쌓았다. 7-4에서 2점만 허용하면서 8점을 뽑으며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
그리고 안세영은 20-8에서 야마구치의 공격 범실로 매치포인트를 따내며 짜릿한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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