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5∼19세 아동ㆍ청소년 3억9000만 명 이상이 2022년 기준 과체중이거나 비만이다. 비율은 1990년 8%에서 2022년 20%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나라마다 밤잠을 줄여가며 대안을 만들고 나섰다.
3일 세계보건기구(WHO)와 AP뉴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한 2022년부터 전 세계 아동비만이 우려할 만한 수준에 달했다. 부유한 나라 어린이의 비만 비율은 이미 사상 최고치다. 무엇보다 개발도상국까지도 이런 추세에 따라가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영국 의료계와 WHO가 의학전문매체 란세트를 통해 밝힌 자료를 보면 2022년 이전까지 전 세계에서 저체중 어린이가 비만 아동보다 많았다. 그러나 이를 기점으로 비만 아동이 더 많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1975년~2016년 사이 전 세계 5세~19세 어린이 약 3200만 명을 대상으로 한 2400여 편의 데이터를 분석해 나온 결과다.
1975년 아동비만 비율은 남녀 어린이 모두가 1% 이하였다. 그러나 2016년을 기준으로 여자 어린이의 6%, 남자 어린이 8%가 아동비만으로 분류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는 상황은 더 악화했다. 영국 가디언은 영국공공의료서비스(NHS) 발표를 바탕으로 2022~2023년 10~11세 아동의 비만 비율은 22.7%라고 보도했다. 비만의 전 단계인 과체중 수치까지 합하면 비율은 36.6%까지 치솟는다.
특히 빈곤 지역 아동들은 부유층 아동보다 비만 비율이 2배 이상 높았고, 여자보다 남자 아동의 비만 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WHO는 비만 비율이 높은 나라를 대상으로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권고했다. 영국과 멕시코ㆍ남아프리카 등은 어린이 비만을 부추기는 음식과 간식ㆍ음료 등에 높은 세금을 부과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영국 정부는 일찌감치 설탕에 세금을 부과하는 등 비만과의 전쟁을 진행 중이다. 2018년 4월 처음으로 설탕세를 도입했는데 7개월 만에 1억5400만 파운드(약 2200억 원)의 세수를 거뒀다. 제조사도 설탕세를 피하기 위해 음료와 간식에 설탕을 줄이기 시작했다.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설탕세 도입 이후 유통 음료의 50% 이상이 설탕 함유량을 조절했다.
미국 버거킹은 이미 2016년부터 어린이 메뉴 세트에서 탄산음료를 제외했다. 이를 과일주수 등으로 대신했다. 인도 역시 일부 햄버거와 피자 등에 14.5% 수준의 비만세를 도입하기도 했다.
네덜란드 식품업계는 판매 단계에서 어린이를 유혹할 수 있는 포장지를 규제했다. 어린이와 청소년 건강을 위해 과자 포장에 만화 캐릭터 또는 캐릭터 크기를 제한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범정부 차원의 지침을 제정, 긴급 대응에 나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를 보면 중국 교육부와 국가질병통제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국가체육총국 등 4개 부처는 최근 공동으로 이런 내용이 담긴 ‘초ㆍ중학생 과체중 및 비만 방지를 위한 공공위생 종합 선도지침’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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