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9일~8월 2일 가상자산 시장은 변동성을 보이며 하락했다. 미국 대통령 당선이 유력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가상자산에 옹호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한때 7만달러까지 치솟았으나, 경제지표 악화로 다시 하락해 6만4000달러 수준까지 주저앉았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9월 금리 인하 여부가 가상자산 시장의 흐름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2일 오후 4시 30분 기준 비트코인은 개당 6만4367달러에 거래됐다. 일주일 전보다 4.1% 하락한 수준이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은 3147달러로 일주일 전보다 3.6% 하락했다.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순유출이 가격 하락에 영향을 준 것이다. 지난 한 주간 BNB는 1.5%, 솔라나는 7.6%, 리플은 3.9% 각각 하락했다.
◇ 트럼프 효과, 하루 만에 끝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29일 한때 7만달러 돌파를 눈앞에 뒀다. 트럼프 후보가 지난달 27일 비트코인 행사에 참석해 “가상자산이 100년 전 철강 산업과 같으며 언젠가 금을 추월할 것이다”라며 비트코인이 미국의 ‘전략적 자산’이라고 말하면서다. 그는 게리 겐슬러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을 해임하고 가상자산 자문위원회를 출범하겠다고 했다. 트럼프 후보자는 당시 행사를 통해 최소 3000만~5000만달러의 자금을 모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8번째 금리 동결을 발표한 데 이어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가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등 경제 지표가 악화되자 비트코인 가격은 곧바로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후보자와 민주당 후보자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모두 가상자산을 중요한 선거 전략으로 삼고 있어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와 달리 가상자산의 정치적 영향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해리스 부통령 측은 코인베이스·서클·리플랩스 등 주요 가상자산 기업들과 접촉하며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이더리움 따돌린 솔라나, 성장 심상치 않다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커진 것과 달리 솔라나는 눈부신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30일 기준 솔라나의 트랜잭션 수수료(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대가로 지불하는 비용) 등 총수익이 2500만달러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이더리움 수익(2100만달러)를 추월했다. 데이터 전문 서비스 업체인 아르테미스에 따르면, 솔라나의 하루 평균 트랜잭션은 4000만건으로, 이더리움(100만건)을 압도하고 있다. 일일 활성 주소 규모 또한 솔라나는 약 200만개로 이더리움(35만개)보다 많다.
솔라나는 낮은 수수료 구조 등을 바탕으로 ‘밈코인’ 생태계를 발전시키고 있다. 기술적으로 우수하고, 견고한 커뮤니티를 통해 사용자와 개발자 모두에게 매력적인 블록체인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지고 있다. 특히 다양한 인센티브 덕분에 솔라나 보유자가 많아지면서, 향후 디지털 자산에 대한 솔라나의 영향력을 더 커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 “9월 금리 인하, 긍정적 흐름 만들어낼 듯”
가상자산 업계는 연준이 9월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가상자산 시장이 다시 활기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다소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하면서도 “2% 물가상승률 목표를 향한 추가 진전이 있었다”라고 했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9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논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간 연준은 금리를 낮추려면 물가상승률이 2%로 낮아질 수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의 근거가 되는 경제지표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최승호 쟁글 연구원은 “파월 연준 의장이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상자산 시장이 재차 긍정적인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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