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가상자산 수익에 최대 55% 과세…”소득 구분·손실 이월 필요”
현지 협회들 “일본 비트코인 거래 비중, 전 세계 50→3% 줄어”
韓, 2027년부터 ‘수익 20%·기타소득 구분’ 과세 시행 예정
국내보다 앞서 가상자산 과세를 시행한 일본에서 세제 개편을 요구하는 주장이 나왔다. 일본의 현행 세법이 현지 가상자산 시장 위축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3일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포스트에 따르면 일본 가상자산 비즈니스 협회(JCBA)와 가상자산 거래소 협회(JVCEA)는 최근 일본 당국에 가상자산 소득세 개편 요청서를 제출했다. 주요 내용은 ▲가상자산 거래 수익을 기타소득이 아닌 별도 소득으로 구분 ▲트레이딩을 통한 소득의 분리과세, 손실 이월 등이다.
일본은 2018년부터 가상자산으로 얻은 이익에 대해 과세 중이다. 현행 세제에서는 가상자산 거래로 생긴 소득은 원칙적으로 기타소득으로 분류돼 종합과세가 되고 있다. 소득세는 5%~45% 사이로 세율이 변동되고 여기에 주민세 등이 더해져 세율은 최대 55%까지 올라간다.
특히 종합과세 방식으로 분류돼 납세자가 부담해야 할 세금 규모는 더 커진다. 가상자산 매매수익에 급여소득 또는 사업소득을 합산한 총량에 세금을 부과하는 식이다. 사업자에도 이익이 실현되지 않은 가상자산에 대해 50%의 세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가상자산과 달리 주식으로 얻은 이익에 대해선 20%의 세금을 낸다. 소득세 15%와 주민세 5%를 합한 것이다. 또 주식에는 손실이월제도가 적용돼 있다. 손실이월제도란, 투자 과정에서 돈을 잃더라도 차후 수익이 났을 때 앞서 발생한 손실분만큼 세액이 공제되는 것을 뜻한다. 일본의 경우 주식 손실이월기간은 3년으로 설정됐다. 반면 가상자산 과세에는 손실이월제도가 적용돼 있지 않다.
일본의 두 협회는 웹3 시장 및 기업 육성과 해외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세제 개정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요청서에서 “2017년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의 50%가 일본 엔화로 이뤄졌지만 지금은 1~3%로 축소됐다”며 “가상자산 거래의 중심이 일본에서 해외로 옮겨가면서 일본 거래 점유율은 줄었다. 해외로부터 웹3 기업가를 유치하기 위해서라도 세제 개정을 하는 것이 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주장이 처음 나온 것은 아니다. 일본가상자산사업협회(JCBA) 과세 실무단 대표는 지난달 5일 일본에서 열린 웹3 콘퍼런스 ‘IVS 크립토 2024’에 참석해 과세율이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은 가상자산으로 거둔 소득에 최대 55% 세율을 적용하는데 한마디로 미친 구조라고 볼 수 있다”며 “지나친 세율로 일반 금융상품과 비교해 매력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웹3 육성을 언급했을 때도 세율 인하를 요구한 바 있다. 현재 일본 당국은 세율 인하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은 내년 1월 시행 예정이었던 가상자산 과세를 2년 더 유예하기로 했다. 국내 가상자산 과세 제도는 연간 250만원 이상 가상자산 소득에 대해 20%(지방세 포함 22%)의 세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이다. 해당 안은 당초 2022년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과세 체계와 인프라 구축 미비 등의 이유로 두 차례 유예됐는데 이번에 또 미뤄져 2027년에 시행될 예정이다.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 관계자는 “정부안이 확정될 경우 2027년부터 가상자산 과세가 시행되며, 과세 유예는 올해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 첫 시행 성과 점검 및 2027년 국가 간 가상자산 거래정보 교환 시점인 점을 고려해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며 “2024년 세법개정안이 정기국회에서 확정될 경우 2027년 1월 1일부터 가상자산 양도 및 대여 시 발생하는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보고, 기본공제 연 250만원, 22%의 세율로 분리과세가 적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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