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뉴스1) 이상철 기자 =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단식 결승 진출에 실패한 ‘삐약이’ 신유빈(20·대한항공)이 패배의 아픔을 빨리 잊고 동메달 결정전에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세계랭킹 8위 신유빈은 2일 오후 5시(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4강전에서 천멍(4위·중국)에 0-4(7-11 6-11 7-11 7-11)로 졌다.
전날 8강에서 히라노 미우(13위·일본)를 상대로 7게임까지 가는 명승부를 펼치며 4강 진출권을 따낸 신유빈은 기세를 몰아 한국 탁구 최초로 올림픽 여자 단식 결승 진출을 노렸지만, ‘도쿄 올림픽 2관왕’ (여자 단식·단체전) 천멍의 벽을 넘지 못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신유빈은 덤덤한 표정으로 “천멍이 나보다 기량이 더 뛰어났다. 상대가 강하게 버티다 보니 너무 쉽게 범실을 했다. 아주 아쉽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오광헌 감독님께서 ‘경기 내용은 좋았다. 다만 천멍이 한 코스만 집요하게 파고들었고, 그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고 말씀하셨다”고 덧붙였다.
결승에 오르지 못했지만, 메달 획득 기회는 남았다. 신유빈은 3일 오후 8시 30분 쑨잉사(중국)-하야타 히나(일본) 패자와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앞서 임종훈(27·한국거래소)과 힘을 모아 혼합복식 동메달을 획득한 신유빈은 단식 입상까지 하면 1998 서울 대회의 유남규(남자 단식 금·남자 복식 동), 1992 바르셀로나 대회의 현정화(여자 단식 동·여자 복식 동)와 김택수(남자 단식 동·남자 복식 동)에 이어 단일 올림픽 두 개의 메달을 딴 한국 탁구 선수가 된다.
아울러 여자 단식 기준으로는 1992 바르셀로나 대회의 현정화, 2004 아테네 대회의 김경아(이상 동메달)에 이어 세 번째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남길 수 있다.
신유빈은 “이번에도 중국 선수를 못 넘었다. 분하지만, 지금은 냉정해져야 한다. 아직 (동메달 결정전) 한 경기가 남았다. 하루 동안 푹 쉬면서 머리를 비우고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4강전 상대에 대해서는 “누구와 만날지 모르지만 쑨잉사와 하야타 모두 기량이 좋고 기술도 뛰어난 선수다.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만큼 내가 어떻게 경기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다. 그러니까 더욱 준비를 잘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올림픽을 통해 한 단계 성장한 신유빈은 아직은 세계적인 수준까지 도달하지 못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한 경기 한 경기, 그리고 한 점 한 점에 집중하며 최선을 다했더니 좋은 경기력을 펼칠 수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영광스럽다”며 “그래도 월드클래스가 되려면 금메달을 따야 하지 않겠나. 일단 내일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한 외신 기자는 신유빈에게 7월 30일 혼합복식 메달 세리머니 때 북한 선수들과 사진 촬영한 모습을 보여주며 그 소감을 묻기도 했다. 이에 신유빈은 “하나의 메달 세리머니였을 뿐, (북한 선수들과 함께했다고 해서) 별다른 감흥은 없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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