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한나연 기자]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중동·산본) 선도지구 지정을 앞두고 지역별 선도지구 추진을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분당이 최근 들어 아파트값이 오르는 등 경쟁 과열 양상을 띠는 가운데 일산에서도 선도지구 선정을 위한 경쟁에 불이 붙는 모습이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재 일산신도시 내 재건축 선도지구 지정 후보로는 백송마을 1·2·3·5단지, 강촌마을 1·2단지 및 백마마을 1·2단지, 후곡마을 3·4·10·15단지 등이 꼽힌다. 일산 신도시는 통합 재건축 추진 단지 간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분위기였는데, 백송마을이 추가 되면서 선도지구에서 탈락하는 단지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선도지구 선정은 주민 동의율, 정주 환경 개선의 시급성, 정비사업 추진의 파급효과, 지역 여건 등을 고려해 기준에 따라 선정된다.
정부는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선정 기준에 의한 동의율 확보 등을 거쳐 오는 9월 신청서를 접수한 후 11월에 최종 선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전체 2만6000가구 중 일산의 물량은 당초 6000가구였으나 추가 물량으로 3000가구를 더해 최대 9000가구를 확정했다. 선도지구로 지정될 경우 오는 2027년 착공한 후 2030년 입주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일산은 통합 재건축 추진 단지가 많지 않아 선도지구에 모두 선정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5단지 단독으로 추진되던 백송마을이 1,2,3단지와 함께 추가로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게 되면서 1만가구를 넘기게 됐다.
올 초에는 백송마을 1·2·3·5단지에 대통령과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직접 방문해 재건축을 약속하기도 했다. 그간 경쟁이 치열하지 않았으나 선도지구 지정에 실패하는 단지가 나오게 될 전망이다.
또 지난달 강촌 1·2·백마 1·2 통합 재건축 추진 준비위원회는 일산 최초로 도시계획 협력업체를 선정하는 등 선도지구 지정에 힘을 쏟고 있다. 재건축 추진위는 케이티에스엔지니어링을 도시계획 분야 협력업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강촌 1·2, 백마 1·2 통합 재건축 추진위 관계자는 “일산신도시 최초로 정비구역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신속히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해당 통합 단지는 △강촌 1단지 720가구 △강촌 2단지 608가구 △백마 1단지 772가구 △백마 2단지 806가구 등 총 2906가구 규모로 구성됐다. 지난 2022년에는 1기 신도시 통합 안전진단을 신청하는 등 빠르게 사업을 추진해 왔다.
또 주민 사전 동의율 80%를 넘겨 현재 일산 내 유력한 선도지구 후보 중 하나로 꼽힌다. 나아가 후곡마을 3·4·10·15단지와 함께 고양시가 지원하는 사전컨설팅 단지로 선정돼 경쟁에서 유력한 단지로 거론돼왔다.
이날 방문한 강촌마을 단지에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DL이앤씨, 현대엔지니어링의 선도지구 선정 응원 현수막이 게시돼 건설사들의 사업 참여 의지도 확인할 수 있었다.
박합수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GTX역인 대곡역을 통해 강남까지 20분에 갈 수 있게 된 백마·마두역 인근 단지가 주요 투자처”라며 “일산은 투자 대비 수익률이 가장 좋은 1기 신도시”라고 꼽기도 했다.
그는 “분당은 집값이 올라 투자 금액이 어느 정도 있는 분들만 진입할 수 있다”면서 “일산은 현재 분당의 반 가격도 안 하는데, GTX 등이 개통이 된다면 현재 가치보다 50% 이상 오를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선도지구 지정에는 동의율 확보가 관건인 가운데 일산신도시 주민들 역시 재건축 선도지구 지정을 위한 주민동의서 확보에 열을 쏟는 분위기다. 선정 공고에 따르면 평가 항목은 모두 5개로, 주민 동의율이 60점으로 가장 배점이 크다.
일산의 공인중개사 A씨는 “선도지구 기대감에 최근 호가가 올랐으나 분당에 비하면 조용한 편”이라며 “큰 거래 움직임이 없다”고 전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 B씨는 “선도지구 선정 공고 발표 후에 크게 가격이 변동된 건 없으나 전보다 매수 문의가 늘긴 했다”고 말했다.
분당 등 타 1기 신도시에 비해 집값에 큰 변화가 없는 건 추가 분담금 부담이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된다. 추가 분담금이 늘어날수록 주민들은 부담이 커지고 이는 집값 상승에 따른 시세 차익 효과도 누리기 힘들어진다. 특히나 일산은 분당·평촌 등에 비해 시세가 낮아 분양가를 높일 수 없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분담금 규모가 많이 늘어나는 것에 대한 우려로 투자수요가 급격히 늘어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게다가 최근 공사비가 급격히 오르면서 가운데 조합원이 부담해야 하는 분담금과 이주비는 더 커지고 있다. 이태희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조합원은 종전자산 외에 분담금과 이주비, 세금(배당소득세 등)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데 일부 단지는 재건축부담금도 발생할 수 있다”면서 “소득이 적은 고령 조합원은 자금조달이 어려워 둥지 내몰림(젠트리피케이션)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일산신도시 입주민 C씨는 “동의율이 배점이 가장 높아 이를 확보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해서 동의는 했지만 분담금이 수억 원 늘어날 수 있다는 걱정은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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