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최태호 기자] 삼성전기가 그룹 의존도를 낮추며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주력 상품을 차량용으로 확대하는 등 거래선을 다변화한 결과로, 올해 상반기 매출액 5조원을 넘어서며 최초로 연 매출 10조원 달성 기대도 나온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삼성전기의 매출액에서 삼성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감소세다. 지난 2015년 61.8%였던 그룹 내부거래 매출비중은 올해 1분기 절반 정도인 34.6%로 줄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지난 2018년 44.4%에서 2019년 47.1%로 커지는 등 반대의 흐름을 보인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감소하는 추세다. 이는 삼성전기가 거래선 다변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온 결과다.
삼성전기는 전자·기계부품을 납품한다. 주요 제품인 △MLCC(적층세라믹콘데서)와 같은 수동소자 △카메라·통신모듈 △반도체패키지기판 등이 모두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터라, 그간 삼성전기에는 삼성전자의 ‘부품 계열사’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 붙었다. 그러나 최근 삼성전자 등 그룹에 대한 의존도가 감소했다는 평가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딜사이트경제TV에 “과거에도 지금도 회사는 거래선 다변화에 주력하고 있다”며 “거래선의 다변화는 회사의 실적 상승으로도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매출에서 삼성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이 28.6% 가장 낮았던 지난 2021년 삼성전기의 매출액은 9조6750억원, 영업이익은 1조4869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당시 삼성그룹을 제외하고 매출 비중이 가장 높았던 건 10.4%를 차지한 샤오미였다.
삼성전기에서 주요 제품들을 전장용(자동차 전기부품)으로 확대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카메라 모듈 상품과 전장용 MLCC가 대표적이다.
삼성전기는 앞서 실적발표 당시 IR(기업홍보) 자료에서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에 따른 카메라모듈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며 “ADAS(운전보조시스템) 등 지속적인 전장화(차량 부품의 전기·전자화)로 전장용 MLCC 매출이 확대됐고 다음 분기에도 전장용 거래선 다변화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삼성전기의 이같은 행보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전장과 산업용 MLCC 수요증가가 매출 개선을 이끌었다”며 “모바일 경기가 부진하지만 산업·전장 수요 증가와 온디바이스 AI(인공지능) 시장 진출에 따른 수요 증가 기대가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해당 보고서에서 이 연구원은 기존 18만원이던 삼성전기의 목표가를 19만원으로 상향했다.
특히 삼성전기는 2분기 기준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고 잠정공시한 상황이다. 2분기 기준 매출액은 2조5801억원으로 1분기 2조6243억원을 합하면 상반기 매출액만 5조원을 넘어선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올해 삼성전기가 최초로 연 매출 10조원을 달성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도 나온다.
한편 삼성전기 관계자는 “3분기에는 상반기 이상의 실적이 기대되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4분기는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계절성 이슈가 있는 만큼 3분기 대비해서는 불확실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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