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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 증권사들의 부동산파이낸싱(PF)에 대한 충격이 본격화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PF 사업성 평가 기준을 강화하면서다. 관련 손실 인식이 크게 늘어나고 대형 증권사와 달리 협소한 포트폴리오로 리스크 헤지도 어려워 실적 악화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실적을 발표한 하이투자증권은 2분기 연결 기준 순손실이 765억 원으로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앞서 현대차증권도 2분기 영업이익이 19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1% 감소했다. 하이투자증권과 현대차증권 모두 PF 충당금이 반영되면서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SK증권, 다올투자증권 등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 비중이 높은 다른 증권사들도 손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부동산 PF 부실 위험이 큰 하이투자증권과 다올투자증권을 집중 모니터링하고 있고 한국기업평가는 앞서 SK증권 기업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PF 관련 손실이 2분기부터 본격 반영되는 것은 당국이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올 5월 당국은 PF 사업성 평가 기준을 3단계(양호, 보통, 악화 우려)에서 4단계(양호, 보통, 유의, 부실 우려)로 세분화한 기준에 따라 사업장을 재평가해 충당금을 쌓도록 했다. ‘악화 우려’는 대출액의 30%였으나 ‘부실 우려’는 최대 75%를 적립해야 한다. 당국은 전체 증권사로부터 PF 사업성 평가 결과를 받아 일부 증권사 대상으로 현장 점검까지 마쳤고 이달 말 부실 사업장 정리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증권 업계 전체로 보면 자기자본 대비 PF 관련 손실 비중은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다만 결과에 따라 사업장 가운데 본PF 전환 가능성이 낮은 지방이나 비주거용 브리지론 비중이 높은 곳은 ‘유의’ 또는 ‘부실 우려’로 분류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수도권·주택 중심으로 빠르게 회복하고 있으나 비수도권·비아파트 시장의 투자 심리는 여전히 경색돼 있기 때문이다.
중소형 증권사일수록 지방·중후순위·브리지론·비주거 등 다소 위험한 PF 익스포저 비중이 크다는 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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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중소형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대비 브리지론 PF와 중후순위 본PF 비중은 평균 33% 수준으로 대형 증권사 평균 13%를 크게 웃돌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들은 부동산 PF 등 주요 사업 기반을 잃게 된 만큼 당분간 수익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비수도권·비아파트 투자 심리까지 되살아나지 않는 이상 과거 호황기 수준의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지난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PF 등 손쉬운 수익원을 찾았던 증권 업계의 영업 관행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금리 인하가 본격화해도 부동산 시장 전체가 회복되길 기다리는 동안 증권사 사업 기반이 훼손될 수 있는 만큼 이를 보완할 영업력 확대가 필요하다”며 “전통 IB 부문 등 수익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일부 사업에 치중한 증권사는 수익성이 더 저조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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