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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악화 속에서도 KB캐피탈과 우리금융캐피탈이 올 상반기 선방했다. 양사 모두 1년 전 보다 순이익이 각각 4%, 12% 가량 개선됐다. 하나캐피탈과 신한캐피탈 실적이 크게 꺾인 것과 비교된다.
금융지주계열 캐피털사들의 실적 희비가 엇갈린 주요 배경은 ‘대손충당금’이었다. KB캐피탈과 우리금융캐피탈은 작년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면서 올해 대손 비용 부담을 상대적으로 덜 수 있었다. 반면, 하나캐피탈과 신한캐피탈은 금융당국의 부동산 PF 연착륙 조치로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가 올해 들어 확대됐다. 문제는 올해 하반기다. 금융당국이 부동산PF 부실 사업장 정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대손 비용 부담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설상가상으로 고금리 여파가 이어지면서 조달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지주계열 캐피털사 4곳 가운데 KB캐피탈과 우리금융캐피탈이 올 상반기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뒀다. KB캐피탈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1372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다. 우리금융캐피탈은 같은 기간 12.7% 개선된 80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캐피털업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양사가 성과를 거둔 주된 배경은 부동산PF 관련 대손충당금이 전년 대비 줄어든 기저효과 때문이다. 올 상반기 KB캐피탈과 우리금융캐피탈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각각 968억원, 52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7%, 52.7% 줄어든 수치다. 우리금융캐피탈 관계자는 “작년 보수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쌓으면서 1년 전 대비 대손 비용을 50% 이상 절감했다”고 밝혔다.
특히 KB캐피탈은 올해 들어 수익 다각화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중고차 금융과 기업금융 성장에 공들이며 이자이익을 개선시키고, 장기렌터카 등으로 비이자 수익도 높였다는 설명이다. KB캐피탈 관계자는 “기업여신 건전성 안정화로 대손상각비용이 절감됐다”며 “향후 시장상황을 모니터링 해가면서 리테일과 기업의 균형감 있는 성장을 통한 포트폴리오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올 상반기 하나캐피탈과 신한캐피탈은 역성장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 43% 감소한 각각 111억원, 1084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상대적으로 부동산PF 자산 규모가 높은 만큼, 올해 대손충당금 부담이 높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하나캐피탈과 신한캐피탈의 올 상반기 대손충당금전입액은 각각 1196억원, 785억원이었다. 전년 동기대비 각각 12%, 8.6% 확대된 수치다.
올 하반기 캐피털업계 실적 전망은 더욱 암울하다. 나이스신용평가 측은 “고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과거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에 조달한 차입금이 고금리의 신규 차입금으로 차환 발행되며, 조달비용이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동시에 사업 진행이 부진한 부동산PF 사업장 관련 대손 부담이 확대되고 있어, 향후에도 수익성 하락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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