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민간 기업 가운데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성 직원의 비율이 지난해 처음으로 30%를 넘었다고 1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후생노동성은 직원 5명 이상 민간기업 3495곳을 대상으로 ‘고용균등기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전날 발표했다. 이 가운데 2023년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이 30.1%로 전년의 17.1%에서 13%포인트 증가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육아휴직 기간도 이전 연도보다 길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23년에는 휴직기간이 ‘1개월∼3개월 미만’이 28.0%로 가장 많았으며 ‘5일∼2주 미만’은 22.0%, ‘2주∼1개월 미만’이 20.4%로 뒤를 이었다. 2021년 조사에서는 ‘5일∼2주 미만’이 26.5%로 가장 많았다.
사업장 규모별로 보면 직원 500명 이상 기업이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이 34.2%로 가장 높았고, 5∼29명 기업이 26.2%로 가장 낮았다.
일본은 저출산 문제 대책으로 여성들에게 편중된 육아와 가사 부담 완화를 위한 방안 마련에 서두르고 있다. 일본에서는 맞벌이 가구 증가에 따라 남성 육아휴직이 점차 느는 추세에 있지만 여성에 비해서는 여전히 턱없이 모자란 상황이다.
이에 일본 정부는 2025년까지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을 5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2030년에는 대부분의 남성 직장인이 육아휴직을 사용하게 되는 85% 정도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올해 들어 후생노동성은 종업원 100명 이상 기업의 육아휴직 취득율 목표치를 설정하고 2025년 4월부터 시행을 목표로 이를 공표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방침을 정했다.
현재 일본에서는 종업원 수가 1000명이 넘는 기업들은 남성의 육아휴직 취득율 공표를 2023년 4월부터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남성의 육아휴직 취득율은 2022년 조사에서 17.1%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2012년의 1.9%보다는 높아졌다고 할 수 있지만 2022년에 여성의 육아휴직 취득율이 80.2%인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후생노동성은 이번 조사 결과에서 30%대까지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이 높아진 배경으로 2022년부터 기업에 직원 육아휴직 사용 의향을 확인토록 하거나 관련 제도 고지 등을 의무화하게 한 점을 들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부터 종업원 수 1천명 초과 기업에 대해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을 의무적으로 공표하도록 한만큼 앞으로 더욱 큰 상승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밖에도 기업에서 육아휴직 중인 동료 사원의 업무를 대신하는 직원에게 수당을 지급하는 곳도 늘고 있다.
한편 후생노동성이 18∼25세 고교생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육아휴직에 대한 의식 조사 결과에서도 남학생의 84%가 육아휴직을 사용하고 싶다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