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최태호 기자] 지난달부터 독립 경영을 시작한 조현상 효성 부회장이 핵심 계열사인 효성첨단소재의 베트남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각자 경영을 시작했지만 조현준·현상 형제는 효성그룹의 주력 생산기지인 베트남 자회사에 여전히 집중하는 모양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효성첨단소재는 베트남 자회사인 효성광남(Quang Nam) 의 554억원 채무에 대한 보증만기를 연장한다고 지난달 31일 공시했다. 이 공시에 따르면 효성광남에 대한 효성첨단소재의 채무보증잔액(한도)은 계열사 중 가장 높은 5837억원이다. 다른 베트남 법인인 효성비엣남(Vietnam)은 3000억원, 효성 비나 코어 머티리얼즈(Vina Core Materials)는 762억원이다. 이들 법인의 채무보증잔액을 합하면 9599억원으로 전체 계열사 채무보증잔액 1조4850억원의 65% 수준이다.
이는 효성첨단소재가 베트남 사업에 주력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적 기준으로도 베트남 법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 않다. 지난해 효성첨단소재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3조2023억원인데, 효성비엣남의 매출액은 1조5802억원이었다. 효성광남의 매출액은 1818억원이었지만, 효성첨단소재의 매출의 핵심인 타이어코드 공장을 소유하고 있다.
효성첨단소재는 효성광남에만 지난 2022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9500만달러(한화 약 1300억원)를 투자해 타이어코드 생산설비를 증설 중이다. 오는 2025년까지 기존 투자액을 합해 총 1억4000만달러(1870억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HS효성그룹 관계자는 딜사이트경제TV에 “베트남은 노동집약적인 사업에 있어 유리한 위치로 효성첨단소재의 주력 생산지”라며 “향후 베트남에 투자도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효성첨단소재는 조현상 부회장이 이끄는 새 지주사, HS효성의 핵심 계열사로 꼽힌다. 효성첨단소재가 힘주고 있는 베트남 사업의 성패가 신설지주의 명운도 결정하는 셈이다.
효성그룹은 지난 2007년부터 베트남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왔다.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전동기 등 주력사업은 물론 탄소섬유, 친환경 원료 등 미래사업분야에 38억 달러를 투자해 베트남 내 사업에서만 연 매출 35억달러 규모까지 성장시켰다.
지난달 1일부터 조현준, 조현상 형제는 각자 경영을 시작했지만 베트남 사업에 여전히 주력하고 있다. 두 형제는 지난달 1일 팜민찐 베트남 총리와 미래 사업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또 응우옌 푸 쫑 베트남 전 서기장의 조문을 참석하는 등 공식일정도 함께 소화했다. 조현준 회장이 이끄는 효성의 핵심 계열사인 효성화학도 베트남 자회사 비나케미칼에 채무보증 등을 결정한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효성첨단소재의 베트남 투자가 과도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영훈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국내외 탄소섬유 생산라인 증설, 베트남 광남법인 생산라인 확장 등 설비투자 비용이 회사의 영업현금 창출력을 상회했다”며 “올해에도 투자가 지속될 예정이라 당분간 재무부담 경감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광남 법인에 대한 투자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 2021년 효성첨단소재의 연결기준 순차입금 1조5087억원이었으나, 올해 1분기 1조8397억원까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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