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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이 업황 부진에도 불구하고 올해 약 1200억원의 환경 투자를 단행한다. 전방 산업 둔화와 중국발 저가공세로 철강 업계가 고전하고 있지만 친환경 투자만큼은 속도를 늦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탄소 다배출 업종인 철강업계에선 기업별 친환경성이 ‘초격차’ 기술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예컨대 자동차 산업은 생산과 폐기까지 전주기에 걸쳐 탄소를 측정하는 ‘LCA’를 도입 예정이라 향후 뼈대라 할 수 있는 강판이 얼마나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졌는 지가 제품 경쟁력이 될 판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올 한해 환경 투자에 1168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회사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간 6800억 원의 투자를 기획해 진행하고 있다. 국내 건설 업황에 좌우되는 매출 구조를 개선하고 중국의 저가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친환경 경쟁력이 필수라는 판단이다.
올해 투자 금액은 코크스 건식소화설비(CDQ) 및 코크스 탈황탈질설비 설치에 투입된다. 코크스는 제철소에서 쇳물을 만들 때 사용되는 연료다. 이 코크스를 연소하고 식히는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발생하는데, 해당 설비를 통해 온실가스 발생을 줄일 수 있다. 특히 CDQ는 오는 2025년 완공 예정으로, 향후 약 50만 톤 이상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기대된다.
이 밖에 화성 1기, 2기 코크스로 가스(COG) 품질 개선 투자를 진행한다. 이는 화성 공정에서 발생하는 COG 내에 황화수소 성분을 낮춰 황산화물 배출을 줄이는 설비 개선 활동이다.
포트폴리오 친환경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회사의 친환경 제품 및 서비스 매출 실적은 약 4조7497억원으로, 이는 전체 매출의 18%에 해당한다. 이 제품들은 우수재활용제품(GR)·환경표지·저탄소 제품 인증을 받았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올해 탄소저감 자동차 강판 및 전기차용 신강종 개발 등 자동차 소재 기술경쟁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고객 마케팅을 확대할 것”이라며 “글로벌 차강판 판매 비중을 전년 대비 3% 포인트 증가한 21%까지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제철은 2분기 영업이익 98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78.9% 감소했지만, 지난해 말 취임한 ‘재무통’ 서강현 대표이사 사장의 지휘 아래 2분기 연속 영업이익을 끌어올리고 있다. 회사의 영업이익은 지난 1분기 흑자전환한 데 이어 2분기에는 전 분기 대비 75.6% 상승했다.
이런 서강현 대표이사가 집중하는 ESG 키워드는 ‘공급망’이다. 서 대표는 “최근 탄소국경세와 공급망 실사법 등 관련 법과 규제가 실시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점점 더 구체화되고 있다”면서 “국내외 연결대상 종속회사와 공급망까지 현대제철이 속한 경영 생태계 곳곳에 지속가능성을 확산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지난해 고위험 협력사 40곳을 대상으로 점검을 실시해 ESG 기준에 미달한 2개 업체와 계약을 해지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408개 협력사의 ESG 현황을 평가해 하위 10%를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현장·비대면 실사를 진행했다”면서 “수준에 미달하는 경쟁사에게는 패널티를 준다”고 밝혔다. 또 “다양한 지원 활동을 통해 협력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9개의 협력사에 4억 원을 지원했으며 연간 약 4800백만 원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는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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