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이 티몬 글로벌 플랫폼인 ‘티몬월드’에 입점한 판매자들에게 선정산 대출 한도를 최대 3배까지 늘려준 것으로 드러나면서 감독당국이 현장 조사에 나섰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티몬월드에 입점한 셀러를 대상으로 지난 3월부터 선정산대출의 최대한도를 65억원까지 늘려줬다. 다른 온라인마켓에 입점한 셀러의 대출 한도인 20억원보다 3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선정산대출은 셀러와 대출 약정을 맺은 은행이 판매금액(배송완료 후 미정산금액)을 미리 정산하고, 이후 정산일에 온라인마켓의 정산을 통해 자동으로 대출금을 상환하는 상품이다. SC제일은행은 ‘파트너스론’이라는 선정산대출을 운영 중이다.
티몬월드는 티몬이 큐텐과 직구 상품 시너지를 더하기 위해 개설한 서비스다. 큐텐의 상품, 서비스와 연동해 티몬에서 해외 물품을 판매하는 서비스로 지난해 초 출범했다.
강민국 의원실에서 금융감독원을 통해 ‘이커머스 플랫폼 입점 업체 대상 ‘선정산대출’ 규모를 확인한 결과 2024년 6월 말 현재 선정산 대출건수는 2261건이며 대출금액은 1584억1000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선정산 대출’을 취급하고 있는 은행별로 살펴보면 SC제일은행이 815억 7000만원(166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KB국민은행 766억 3000만원(2081건), 신한은행 2억 1000만원(14건) 순이다.
이커머스 플랫폼 업체별로 보면 티몬월드가 447억 4000만원(32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쿠팡 330억 5000만원(1555건), 티몬 288억 1000만원(85건), 위메프 103억 7000만원(209건) 등의 순이다.
강민국 의원은 “티몬·위메프는 자본잠식 상태의 플랫폼 업체로 결국 피해 보상은 모회사인 큐텐에서 실질적으로 해야 하며 큐텐의 자사 매각과 차입 또는 오너인 구영배 대표의 사재 출연으로라도 판매자와 소비자에 대한 피해 보상은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티몬·위메프가 상품권과 여행상품 등을 판매하여 벌어들인 대금을 판매자에게 돌려주지 않은 채 자금을 다른 용도로 돌려막기 한 것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금융감독원은 횡령·배임 혐의를 물어 검찰에 고발 조치를 신속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SC제일은행이 티몬월드 셀러의 대출 한도를 높이면서 티몬월드의 거래규모가 늘었고, 미정산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SC제일은행 관계자는 “대출한도는 셀러들의 매출액 규모를 감안해 산정했다”며 “티몬월드의 경우 매출 규모가 큰 업체들이 많아 대출 한도도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도 점검에 나섰다. 지난달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SC제일은행의 영업정책에 대해서 점검 중에 있다”며 “(선정산대출 관련) 현황은 파악했고 추가적인 내용은 점검 중에 있다”고 답했다.
한편, SC제일은행을 비롯한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선정산 대출을 취급한 3개 은행은 티몬과 티몬월드, 위메프에 대한 선정산 대출을 전면 중단했다. 이 외 타 이커머스를 대상으로 한 대출은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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