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강기훈 기자]
신한은행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다시 올리기로 했다. 이미 몇 차례 올렸음에도 가계대출 잔액이 불어났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지만, 잔액 증가세가 꺾일지는 미지수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내부 회의를 거쳐 오는 7일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의 금리를 최대 0.3%포인트(p) 인상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일반 주담대 금리가 기존에 비해 0.3%p 오른다. 또 대환 서비스를 통한 주담대 금리(금융채 5년물 기준) 또한 0.09%p 인상된다. 전세자금대출 역시 보증기간과 지표금리에 따라 0.1~0.3%p 오를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15일과 22일에 은행채 3년 및 5년물 기준 금리를 각 0.05%p씩 인상한 바 있다. 29일 또한 주담대 금리를 최대 0.3%p 올리기도 했다. 즉, 이번 금리인상까지 포함하면 20일 만에 무려 4차례나 대출 금리가 오르는 것이다.
금리인상에 대해 신한은행 관계자는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추가로 인상 조정했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이 재차 금리를 올림에 따라 다른 은행들도 인상 행렬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우리은행 또한 지난달 12일과 24일에 가계대출 금리를 올린 바 있다. 또 2일부터 주담대 및 아파트담보대출 금리를 0.3%p 인상할 계획이다.
이처럼 신한은행이 금리를 계속 올리는 데는 최근 은행들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기 때문이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25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13조3072억원으로 집계돼 전월 말 708조5723억원보다 4조7349억원 불어났다.
금융당국은 작년부터 은행 등 금융권에 대출 잔액 증가율을 1.5~2%내로 관리할 것을 압박해왔다. 최근 은행들의 잇따른 금리인상은 당국의 요구에 부응하는 조치의 일환이다.
그러나 잔액 증가세가 꺾일진 미지수다. 31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오는 9월에 금리 인하를 시사했기 때문이다. 만약 미국이 기준금리를 내리게 된다면 한국은행 역시 금리 인하 카드를 만지작거릴 수밖에 없다. 즉, 자연스럽게 금리가 내릴 수밖에 없는 구조로 가게 되는 셈이다.
또, 가계대출이 겉잡을 수 없이 불어난 이유는 정부가 가계대출 억제책인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을 9월로 미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막차를 타기 위한 수요가 8월까지 몰리기에 은행의 자체적인 금리 인상으론 잡을 수 없다는 뜻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물론 은행도 가계대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자 금리 인상을 여러 차례 단행하고 있고 어느 정도 효과는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이는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기에 정부의 통화정책과 부동산 정책이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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