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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전량 구주매출이지만…전진건설로봇 “절반은 자사주, 오히려 소각 효과”

조선비즈 조회수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에 나선 국내 1위 콘크리트 펌프카 제조사 전진건설로봇이 투자자들의 불안감 잠재우기에 나섰다. 공모주식 전량을 구주매출로 구성해 회사에 실제로 유입되는 공모금이 많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부정적 여론을 불식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고현국 전진건설로봇 대표는 1일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 나와 “구주매출 관련 이슈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자사주를 활용해 공모자금이 유입될 수 있게 했다”고 강조했다.

고현국 전진건설로봇 대표이사. /뉴스1
고현국 전진건설로봇 대표이사. /뉴스1

그는 이어 “공모주에 자사주를 포함해 구주매출로 보이지만, 사실 자사주는 신주모집처럼 공모자금이 유입되는 구조”라며 “상장 후 유입자금은 생산설비 확장 및 신제품 연구 개발 등에 사용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구주매출은 기존 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공모 과정에서 매물로 내놓는 것을 말한다. IPO 공모 자금이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자본금이 되는 게 아니라 기존 주주에게 유입되는 만큼, 구주매출은 공모 흥행에 부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구주매출 비율이 높은 공모주는 어김없이 흥행에 실패했다. 2021년 현대엔지니어링이 대표적이다. 공모주식 중 75%를 현대차그룹 오너일가인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의 지분 구주매출로 구성했다가 기관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을 내고 상장을 철회했다.

전진건설로봇은 공모주 307만7650주를 전량 구주매출하기로 했다. 50%는 자사주이지만 나머지 50%는 최대주주인 모트렉스전진1호가 보유한 주식이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1만3800~1만5700원이다. 최소 200억원 이상은 최대주주의 주머니로 들어가는 셈이다.

고대곤 전진건설로봇 경영기획 상무는 “3년 전부터 상장을 추진했지만, 건설경기 침체 등으로 상장이 지연된 탓에 일부 구주매출 물량이 포함됐다”면서 “대신 신주가 아닌 자사주로 물량을 배정, 자사주 소각 및 유통물량 축소 효과를 내는 전략을 짰다”고 말했다.

전진건설로봇 콘크리트펌프. /한국국제건설기계전 제공
전진건설로봇 콘크리트펌프. /한국국제건설기계전 제공

전진건설로봇은 향후 주주가치 제고에도 힘쓴다는 방침이다. 특히 고배당 정책을 내세웠다. 고 대표는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향후 3년간(2024~2026년) 배당 성향을 50% 이상으로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꾸준히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점은 강점으로 꼽힌다. 매출이 2020년 912억원에서 2021년 1255억원, 2022년 1413억원, 2023년 1584억원으로 커졌다. 특히 지난해에는 국내와 북미 시장 공략 성과에 힘입어 영업이익 329억원, 영업이익률 20.8%를 기록했다.

전진건설로봇의 중장기 사업목표는 콘크리트 펌프카와 사용할 수 있는 건설로봇을 개발하는 것이다. 자사주를 활용해 회사에 유입되는 자금 약 200억원 중 절반(107억원)을 로봇기술개발 등 연구개발(R&D)에 쓰기로 했다.

한편 전진건설로봇은 오는 5일까지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이후 공모가를 확정하고 8~9일 일반 투자자들로부터 청약을 받는다. 계획대로라면 이번 달 내 상장한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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