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능력평가는 국내 건설업체의 공사 실적과 경영 상태, 기술 능력, 신인도를 종합 평가하는 제도다. 개별 업체가 1건의 공사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금액으로 환산해 발주시 입찰자격 제한과 시공사 선정 등의 기준으로 활용된다. 올해 평가를 신청한 업체 수는 7만3004개사로 전체의 85.2%다.
국토부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2024년 건설업체 시공능력평가 결과 공시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42위에서 14위로 상승하며 10대 건설 진입까지 4계단을 앞뒀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올해 시공능력평가액은 3조1224억원으로 전년(1조52억원) 대비 210.6% 늘었다. 산업·환경설비 공종의 평가액은 총 3조5518억원으로 2위에 올랐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2.7% 증가한 1조4673억원을 기록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0년 3월 유동성 위기로 채권단의 긴급자금 3조원을 지원받아 구조조정 단행했다. 1년 11개월 만에 채권단 관리를 조기졸업해 경영 정상화를 이뤘다.
2022년 3월 두산중공업에서 두산에너빌리티로 사명을 변경했고 정부의 원전 재개 정책으로 해외 수주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3조1196억원의 신한울 3·4호기 주설비 공사와 1조1500억원대 카자흐스탄 복합화력발전소 공사 등 굵직한 계약을 따낸 것이 시공능력 상승의 배경으로 보인다. 올해는 ‘팀코리아’의 컨소시엄으로 참여해 24조원 규모의 체코 원전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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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택사업 침체로 대방·태영 순위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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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개발사업을 통해 몸집을 키워온 대방건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태로 9계단 하락했다. 대방건설의 올해 시공능력평가액은 2조1254억원으로 전년(2조9862억원) 대비 28.8% 감소했다.
시평 순위는 지난해 14위에서 올해 23위로 하락했다. 대방건설은 주택사업에 주력하며 계열사를 동원해 공공택지 입찰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 8570억원 가운데 8231억원(96.1%)은 계열사간 거래로 나타났다.
매출은 전년 대비 27.6% 감소했다. 매출 하락의 원인은 분양수익 감소로 분석된다. 지난해 분양수익은 48억원으로 전년(3306억원) 대비 98.6% 급감했다. 같은 기간 공사수익은 0.3% 감소한 8507억원, 임대수익은 112.0% 증가한 15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몇 년 동안 대방건설은 주택사업 호황으로 시평 순위가 지속해서 상승해 ▲2015년 49위 ▲2016년 30위 ▲2020년 27위 ▲2021년 15위 ▲2022년·2023년 14위 등으로 변동했다가 올해 20위권 밖으로 밀렸다.
지난해 시평 16위(2조5262억원)를 기록했던 태영건설은 올해 24위(2조176억원)로 하락했다. 태영건설은 지난해 12월 서울 성동구 성수동 오피스 빌딩의 PF 대출 48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재무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기조가 3년째 이어지며 국내 주택사업 기반으로 성장해온 건설업체들은 수익성이 하락했고 글로벌 플랜트업체들의 실적 점수가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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