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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대출 눈 돌린 4대 은행… 6개월간 잔액 50兆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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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민균
그래픽=손민균

은행의 기업대출부문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금융 당국이 은행의 주 수입원이던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서자 기업고객 유치로 전략을 바꾼 것이다. 지난해 기업대출을 큰 폭으로 확대한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2분기에도 나란히 성장했다. 여기에 신한은행도 기업대출 확대에 나섰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2분기 기업대출 총잔액은 714조691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668조3034억원)보다 46조3885억원 증가했다. 지난 1분기(686조7086억원)와 비교해도 27조9833억원 늘어났다. 우리은행이 182조9370억원으로 기업대출 잔액이 가장 많았으며 이어 ▲국민은행 180조원 ▲신한은행 176조5729억원 ▲하나은행 175조1820억원 순이었다.

신한은행이 기업대출을 가장 큰 폭으로 늘렸다. 신한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대비 15조8895억원(9.8%) 늘어났다. 지난해 가파른 기업대출 성장으로 리딩뱅크에 올랐던 하나은행의 경우 2분기 잔액이 지난해 말 대비 13조1360억원(8.1%) 늘어났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 명가’를 외친 우리은행의 경우 12조4630억원(7.3%) 늘어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대비 4조9000억원(2.8%) 성장하면서 비교적 보수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은행권은 대기업대출과 중소기업대출이 모두 견조한 증가세를 보였다. 대기업대출의 경우 신한은행 성장세가 가팔랐다. 신한은행 대기업대출 잔액은 38조9589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8조2149억원(26.7%) 급증했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대출 잔액도 7조6747억원(5.9%) 늘어난 137조6140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중소기업대출에 힘을 주며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하나은행 대기업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대비 4조800억원(15.8%) 늘어난 29조9200억원을 기록했다. 중소기업대출은 8조4940억원(6.4%) 늘어난 141조3870억원이었다.

우리은행은 대기업대출 잔액이 지난해 말 대비 6조9630억원(15.4%) 늘어났다. 중소기업대출은 5조5000억원(4.4%) 늘어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의 경우 대기업대출이 3조2000억원(8.3%), 중소기업대출이 1조7000억원(1.2%) 늘어나면서 가장 낮은 증가 폭을 보였다.

4대 금융지주 본사 전경. /각 사 제공
4대 금융지주 본사 전경. /각 사 제공

올해 들어 은행권이 기업대출을 크게 늘리는 데는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기조로 가계대출을 늘리기 어려워지자 기업금융 강화로 전략을 선회했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까지 직접 발로 뛰며 기업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올해 들어서는 신한은행과 국민은행도 뛰어들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초 계열사 임원진을 직접 만난 자리에서도 기업대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기업대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출 금리도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평균 연 5.29%였던 시중은행의 기업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지난달 연 4.88%까지 내려왔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금리 하향세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말 연 5.31%였던 대출금리는 지난달 연 4.79%로 0.52%포인트나 내려앉았다. 같은 기간 대기업 대출금리는 5.28%에서 5.00%로 0.28%포인트 내렸다. 통상 은행은 상환능력 등 리스크를 고려해 신용도가 높은 대기업이 낮은 금리로 대출받는 게 일반적이다. 다만 최근 은행권이 기업대출을 늘리기 위해 중소기업 대출금리를 대기업보다 낮추고 있다.

이 때문에 기업대출 건전성 관리가 또 다른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12조5000억원) 중 기업 여신이 전체의 80%를 차지했다. 은행권 기업대출 연체율도 상승 중이다. 실제 국민은행의 2분기 기업대출 연체율은 0.28%로 지난해 말보다 0.09%포인트 상승했으며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보다 0.01%포인트 오른 0.28%를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말과 같은 수준인 0.29%를 보였지만, 같은 기간 우리은행은 0.04%포인트 오른 0.30%를 나타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은 대출 총량을 줄일 수 없는데 가계대출 확대에는 제약이 있는 만큼 기업대출 확대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에 모든 은행이 은행장까지 나서면서 기업대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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