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ㆍ위메프 정산금 미지급 사태로 입점 업체들의 연쇄 도산이 현실화될 위기에 놓인 가운데 SC제일은행이 플랫폼과 입점업체들 사이에서 선정산대출을 융통해 피해 규모를 확산시켰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해당 은행이 산출한 금액은 약 1000억 원 수준이다. 은행은 티몬과 위메프 등이 일찌감치 자본잠식 상황이었음에도 이와 무관하게 입점업체를 상대로 선정산대출을 취급해 왔다고 밝혔다.
1일 서울 모처에서 열린 ‘티몬월드 미정산 사태 디지털가전 피해업체 현장간담회’에 참석한 이길호 SC제일은행 상품전략부 이사는 티몬ㆍ위메프 사태와 관련한 선정산대출 규모를 묻는 질문에 대해 “1000억 원 가량 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이는 5월분 뿐 아니라 다가올 9월까지 모두 추산한 금액이다. 선정산대출 업체는 대략 100여 곳”이라고 답변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800~900억 규모의 미정산 추산 15~20개 업체 대표들과 티몬 및 종속 서비스인 티몬 입점 판매업체(셀러)들에게 집중적으로 대출을 내준 것으로 확인된 SC제일은행 임원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SC제일은행을 향한 업체들의 성토가 잇따랐다. 피해자들은 해당 은행의 선정산대출 영업으로 인해 피해규모가 더욱 커졌다는 점, 여기에 올해 3~4월 티몬에서 티몬월드로 이동을 권유하는 과정에서 선정산대출 규모를 키웠다고 비판했다. 그 피해대상은 신용도가 좋은 건실한 유통업체들이 대상이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또다른 피해업체 관계자는 “티몬과 제일은행 사이에 건실한 업체 명단을 가리키는 ‘화이트리스트’가 공유됐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또 티몬 등의 재무상태가 이미 수 년 전부터 자본잠식 상태였음에도 해당 은행이 입점 업체들에게 선정산대출을 제공되는 과정에서 별다른 제동장치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SC제일은행 측은 대출산정과 관련해 플랫폼 재무구조를 확인하지 않았느냐는 신장식 의원(조국혁신당) 질문에 대해 “티몬홀드 재무 현황에 대해서 특별하게 평가하거나 하지는 않았다”고 답변했다.
앞서 SC제일은행은 티몬월드에 입점한 판매자들을 대상으로 선정산 대출 한도를 월평균 매출액의 1.5~3배까지 늘리면서 논란이 됐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현안질의에서 “SC제일은행의 영업정책에 대해서 점검 중에 있다”며 “선정산대출 관련 현황은 파악했고 추가적인 내용은 점검 중에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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