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카드밴(VAN)협회가 그동안 협회의 금융솔루션을 공급 및 운영해왔던 ‘I사’로부터 주요 서비스 도메인네임(DNS)을 탈취당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밴협회는 6년 만에 솔루션 운영업체를 다른 업체로 교체했는데, 이에 대해 불만을 품고 I사가 도메인을 뺐어 업무방해를 했다는 것이다. I사 측은 도메인네임 소유권이 애초에 자신들에게 있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밴협회는 I사의 도메인네임 소유권 주장을 문제 삼아 민사상 손해배상, 형사상 업무방해죄 적용이 가능한지 내부 검토 중이다.
문제가 된 도메인은 ‘qVAN’ 서비스에 접속 가능한 도메인이다. qVAN 서비스는 금융감독원 지도에 따라 신규 가맹점과 밴사의 계약을 위해 벤대리점이 이용하는 웹·앱 서비스로 접근하는 채널이다.
즉 이는 가맹점 신용카드 결제의 시작점으로, 이 서비스에 문제가 생기면 밴대리점은 밴사로부터 결제 단말기 계정을 부여받지 못하게 된다. 당연히 음식점 등이 신규로 문을 열 때 신용카드 결제 손님을 받지 못하게 된다.
I사는 8월 1일부터 이 도메인의 타깃 IP를 임의로 변경했고, 이 때문에 밴-가맹점 계약 시스템 접속 시 네트워크 통신장애가 발생할 상황에 처하게 됐다.
밴협회는 사태 발생 일주일전에 대체 도메인을 적용해 피해 발생을 최소화했다. 하지만 I사가 이에 대한 공문 전달을 비롯해 미리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뿐더러, 도메인 소유권 주장도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협회는 I사에 하드웨어·소프트웨어(솔루션 포함) 개발비용 5억원 이상을 지불했고, 도메인 구매에 필요한 비용 2만원 역시 개발비용에 포함 된 것으로 인지하고 있었다. 계약서 업무구축범위에 ‘이력 및 정산 조회를 위한 운영자 웹화면’ 제공이 명시됐고, 웹보안에 필요한 통신구간암호화(SSL) 인증서 적용과 운영에도 도메인이 필수기 때문이다.
박성원 밴협회 사무국장은 “지난 6년 간 서비스 관련 민원 응대에 회원사 불만이 쌓여가던 중 , 올해 초 제시된 재계약 조건에서 I사가 기존 수수료 대비 40% 이상 인상을 요구했다”며 “회원사로서는 감당할 수 없어 운영사를 변경했는데, 이에 대한 불만으로 행동을 했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I사 관계자는 “해당 도메인을 매입해 운영했기 때문에 저희 자산으로 보고 이관할 수 없다고 협회에 입장을 전달한 것 뿐, 업무방해 목적이 전혀 없다”며 “시스템 구축에 도메인 구매 내용은 포함돼있지 않고 운영 과정에서 저희가 도메인을 구입한 것이므로, 두 사안은 서로 별개로 봐야한다”고 반박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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