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현대차그룹 미국법인 임직원들이 정치 후원금을 통해 미국 대선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삼성의 경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등 민주당을, 현대차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등 공화당을 지지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더구루가 미국 로비·정치 자금 지출 규모를 집계해 제공하는 비영리단체 ‘오픈시크릿(OpenSecrets)’ 자료를 토대로 삼성과 현대차 미국법인 소속 임직원들의 정치 기부금(지난달 16일 기준)을 분석한 결과 삼성은 해리스 부통령에 가장 많은 후원금을 냈다. 반면 현대차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부금 액수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오픈시크릿의 데이터는 기업이 아니라 기업 소속 개인 혹은 해당 개인의 직계 가족이 오는 11월 5일(현지시간) 열릴 대통령과 상원 선거 후보자와 정당 등에 200달러 이상 기부한 후원금을 기반으로 한다. 기업이나 노동조합 등은 슈퍼팩(PAC)을 통해서만 연방선거 후보자에게 정치 자금을 기부할 수 있다.
각 개인이 소속된 3만2909개 조직 중 기부액 규모 기준 삼성은 4063위, 현대차는 1만436위에 올랐다. 삼성 소속 개인은 총 6만3756달러, 현대차는 9065달러의 정치 후원금을 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삼성은 △삼성전자 미국법인(Samsung Electronics America) △미국 반도체법인(Samsung Semiconductor) △오스틴 반도체 생산법인(Samsung Austin Semiconductor) △삼성SDI 미국법인(Samsung SDI America) △이매진(eMagin) 등 6개 현지 법인과 자회사 소속 임직원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이매진은 삼성전자가 작년 5월 확장현실(XR) 사업 강화를 목적으로 인수한 미국 OLED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업체다.
삼성 임직원이 기부한 톱3 후보자는 △해리스 부통령(7699달러) △앤디 김 뉴저지주 하원의원(민주당·6835달러) △트럼프 전 대통령(5342달러)다. 기부액 규모 기준 후보자와 정당을 합쳐 10위권 내 공화당 소속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일했다. 민주당 소속 후보자 혹은 정당, 관련 정치 단체에 대한 기부금이 81%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공화당은 19%에 그쳤다.
현대차의 경우 미국법인 소속 임직원 등 개인이 지불한 기부금을 집계·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부금이 2859달러로 가장 많았고 공화당 전국 위원회가 1255달러로 뒤를 이었다. 해리스 부통령 앞으로 모인 후원금은 260달러에 불과했다. 정치 자금 비율은 공화당 소속 후보자 혹은 정당, 관련 정치 단체가 84%, 민주당이 16%로 확인됐다.
삼성은 기업 자체적으로 로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4일 기준 219만5000달러를 로비액으로 집행했다. 작년 연간 630만 달러를 지출한 것과 비교해 로비 규모가 감소했다. 삼성 소속 로비스트도 지난해 67명에서 올해 57명으로 줄었다.
삼성은 주로 사업 운영과 밀접한 주요 법안과 정책에 대한 로비를 활발하게 펼쳤다. △반도체법(CHIPS Act) △국가의 성장과 경제적 회복력을 위한 기술 및 연구 지원(STRONGER) 특허법 △5G, 무선광대역 등 통신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기술 문제 △공급망, 양자·다자 무역 정책 △사이버보안·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 관련 △원격학습·디지털 격차 △STEM(과학·기술·엔지니어링·수학) 인력 개발 등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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