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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회생 신청한 ‘티메프’…피해자 구제, 이제는 법원의 시간 [기자수첩-사회]

데일리안 조회수  

‘티메프’ 현재 미정산액만 2100억원…피해액 최대 1조 우려 속 기습 회생신청

피해자 구제 위한 1차 책임 법원으로…법원장 직접 맡아 회생개시 여부 판단

‘자율구조조정’ 받아들여지면 회생절차 보류…비난 거세 협의 이뤄질 지 미지수

사법부 현명한 결단 불가피…회생법원 조속한 절차 진행 통해 사태 악화 막아야

지난 30일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에 피해자 항의문이 부착돼 있다.ⓒ연합뉴스

이른바 ‘티메프 사태’의 파장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현재까지 추산된 미정산액은 2100억원가량이지만 다가올 정산기일 거래분까지 고려하면 피해 규모는 1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나온다. 구영배 큐텐(티메프 모기업) 대표는 사태 발생 22일 만에 공식선상에 서 “입점 판매대금 상당액을 프로모션 비용으로 써 남지 않았다”는 무책임한 말만 늘어놓았고 티몬과 위메프는 결국 회생법원에 기업회생을 기습 신청했다. 변제할 현금 여력이 없으므로 파산을 막기 위해 법원의 조정과 지휘를 받겠다는 뜻이다. 피해자 구제를 위한 1차 책임이 법원에 넘어간 셈이다.

30일 서울회생법원은 두 회사가 전날 신청한 기업 회생 사건을 회생2부(재판장 안병욱 법원장)에 배당했다. 기업 회생 절차 개시 여부를 법원장이 직접 결정한다는 것은 곧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한 중요한 사건인 만큼 조속한 사태 해결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법원은 두 회사가 제출한 신청서를 검토한 뒤 기업회생을 받아들일지를 결정하는데 만약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두 회사는 파산하게 된다. 법원은 회생 신청 하루 만에 신속하게 티몬·위메프에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 명령을 내렸다. 보전처분은 채무자(회사) 측이 마음대로 직원을 채용하거나 회사 자산을 처분해 특정 채권자에게 편파적으로 변제하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다. 반대로 포괄적 금지명령은 채권자들이 기업회생 개시 전에 강제집행·가압류·경매 등으로 회사의 주요 자산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채권을 동결하는 조치다. 둘 다 경영상의 혼란, 기업 존속 곤란으로 채무자 재건이 어려워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처다.

주목할 부분은 티몬과 위메프가 기업회생과 함께 ‘자율 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ARS프로그램)’도 함께 신청했다는 점이다. ARS는 회생절차 개시를 최장 3개월까지 보류하고 기업과 채권자가 구조조정을 자율적으로 협의하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절차가 시작되면 주요 채권자들을 중심으로 채권자협의회가 구성되고 이때 협의회 구성이나 구조조정 협약의 절차 진행에 대한 의견은 재판부에서 받는다. 법원의 기업회생 판단 전 우선 급한 불을 끄기 위한 목적이지만 채권자가 수만 명에 이를 정도로 방대하고 비난 여론이 워낙 거세 협의가 제대로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양사는 “구조조정 펀드 등을 통한 자금조달 추진이 가능한지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구체적인 자금 조달 계획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법원이 할 일은 조속한 절차 진행을 통한 현명한 결단으로 사태 악화를 막는 것 뿐이다. 수사기관도 철저한 수사를 통해 사태를 촉발한 대표와 책임자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미 검찰은 선제적으로 26일 티메프의 모회사 큐텐그룹 구영배 대표와 목주영 큐텐코리아 대표,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공동대표이사 등 4명을 사기 혐의 등의 피의자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티메프가 대금 문제를 인식하고도 영업과 프로모션(판촉)을 이어나갔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이다. 티몬·위메프로부터 정산금을 받지 못한 판매 업체들 사이에선 벌써 직원들 임금조차 지급하지 못 하고 있다는 아우성이 터져 나오고 있는 만큼 사법부는 물론 수사기관, 관계 당국 모두의 현명한 결단과 조치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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