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뉴스1) 문대현 기자 =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에서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8강에 오른 장우진(29·세아)이 혼합복식 동메달리스트 임종훈(27·한국거래소)을 언급했다. 이미 군 복무를 마쳤음에도 병역 특례를 받을 후배가 부럽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장우진은 31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 4에서 열린 도가미 슌스케(일본)와의 대회 남자 탁구 단식 32강전에서 게임 스코어 4-0(11-7 18-16 12-10 11-9)으로 이겼다.
장우진은 처음 상대한 도가미와 매 게임 치열한 승부를 펼친 끝에 고비를 넘었다.
3년 전 도쿄에서 단식 16강에 그쳤던 것을 떠올리면 장우진의 1차 목표는 달성했다.
경기 후 장우진은 “영상 분석으로 본 도가미는 빠르고 무서운 상대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직접 경기해보니 상대가 약간의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공의 힘도 생각보단 덜 해서 나에게는 나쁘지 않았다”며 “일단 1차 목표는 이뤘다”고 말했다.
탁구계는 전날 경사를 맞이했다. 혼합복식의 임종훈-신유빈(20·대한항공) 조가 동메달을 딴 것. 2012년 런던 대회 남자 단체전 은메달 이후 12년 만에 나온 올림픽 메달이었다.
장우진도 후배들의 선전에 박수를 보냈다. 그는 “대회 오기 전부터 혼합복식에서 먼저 메달이 나와야 개인전이나 단체전에서 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후배들이 꼭 메달을 땄으면 했는데 정말 해냈다. 진심으로 축하하는 마음으로 ‘고생했다’고 말해줬다”고 전했다.
임종훈에 대한 뒷이야기도 꺼냈다. 장우진은 “(임)종훈이가 혼합복식 결승 전날 밤에 일어나서 ‘손발에 땀이 계속 난다’고 하더라. 탁구 생각을 더 하면 오히려 안 좋을 듯해서 웃긴 영상을 보라고 조언해 줬다”며 “임종훈이었기에, 신유빈이었기에 해낸 결과다. 종훈이가 군대를 안 간다고 하니 내가 다 부럽다”고 웃었다.
장우진은 26세의 나이로 나선 도쿄 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고, 이후 국군체육부대로 향해 군 복무를 마쳤다.
후배의 선전을 바라보기만 할 순 없다. 장우진도 단식 메달을 향해 나아간다. 다음 상대는 도쿄 대회 16강에서 패배를 안긴 휴고 칼데라노(브라질)다. 장우진에게는 ‘리벤지 매치’가 성사됐다.
장우진은 “칼데라노는 이상하게 나와 상성이 안 맞는다. 승률 등 모든 면에서 내가 뒤지는 것이 사실이다. 경쟁 상대지만 실력을 인정한다”며 “최선을 다하겠지만 한 수 배우는 자세로 임할 것이다. 그래도 계속 연구하면서 자신감을 쌓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세계 1위 왕추친(중국)이 32강에서 충격 패하며 대진표에서 사라졌다. 장우진이 칼데라노만 넘으면 메달 가능성은 높아진다.
그는 “왕추친이 떨어졌다는 연락을 많이 받았는데 당장 내 눈앞에 있는 상대만 생각해야 한다”며 “결과를 먼저 생각하기보다 과정을 중요시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거라고 생각한다. 8강에서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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