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쌀 도매가격이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기록적인 폭염과 방일 외국인 증가로 인한 외식수요 회복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3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농림수산성이 전날 발표한 2023년 7월부터 2024년 6월까지 1년간 쌀(가공용을 제외한 주식용 기준) 수요는 702만톤(t)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만t(1.6%) 증가한 것이다.
특히 냉해로 인한 흉작으로 품귀 현상을 빚은 1993~94년의 ‘헤이세이(平成) 쌀 파동’ 이후 쌀 도매가격은 약 30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일본 내 쌀 수요가 증가세를 나타낸 것은 2013년 7월∼2014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일본의 쌀 수요는 인구 감소에 따라 매년 10t 정도씩 감소해왔다.
농림수산성은 10년 만에 쌀 수요가 증가한 요인을 방일 관광객 증가로 꼽았다. 방일 관광객에 의해 늘어난 쌀 소비량은 약 3만t 수준으로 추정했다. 또 지난해 폭염으로 주요 산지의 쌀 생산량이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닛케이는 “지난해 여름 폭염의 영향으로 품질 좋은 쌀 유통량이 줄면서 도매회사들은 재고가 부족하다”며 “슈퍼마켓은 쌀 매입이 어려워져 매장에서 구입 제한을 시작했고, 적어도 햅쌀이 본격적으로 유통되는 9월까지 수급은 촉박한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요량이 늘자 쌀 가격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주요 쌀 품종 중 하나인 니가타산 고시히카리 60㎏ 도매가격(30일 기준)은 2만 8050엔(약 25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두 배가량 증가한 셈이다.
쌀 공급이 부족해지자 일부 마트에선 1인당 구매 한도를 제한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간토 지방의 슈퍼마켓 체인 ‘오케이’는 매장에서 한 가족당 10㎏까지 구매를 제한했다. 오케이는 마트 내 “대량 매입 요청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 주력 상품이 조기 판매 종료나 품귀, 품절될 수 있다”고 고지했다.
일본 정부는 쌀 수요 증가세 전환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다. 농림수산성은 2024년 7월부터 2025년 6월까지 1년간 수요량은 673만t으로 전년 동기보다 29만t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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